우리투자증권 10년만 부활…금융위 인가 최종 관문 넘었다

우리투자증권이 다음달 출범한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2014년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매각했던 증권사를 다시 사들이며 증권업에 재진출하게 된다. 10년만의 부활이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 관련 인가를 의결했다. 이번 의결에 따라 다음달 새로 합병해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정식 편입된다. 기존 포스증권이 보유 중인 펀드 판매 중심 인가를 투자매매업 변경 에비인가와 투자중개업 추가 등록 등 사안도 동시에 진행된다. 우리종합금융이 보유하고 있던 종금사 업무는 합병 등기일 이후 10년간 영위할 수 있도록 조건을 부과했다.

금융위의 의결로 우리투자증권은 다음달 1일 합병법인 출범을 위한 최종 문턱을 넘었다. 오는 30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채권자 이의제출 절차만을 남겨뒀다.

우리투자증권은 5년 내 10위권 증권사로 성장이 목표다. 늦어도 10년 내에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 가량으로 전체 증권사 가운데 18위다.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지원을 바탕으로 추가 증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우리투자증권이 단기간 경쟁력을 갖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증권업 자체가 이미 포화상태의 완전경쟁시장인데다, 출범 규모 자체가 워낙에 작아서다.

앞서 증권업에 진출한 금융지주들도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수년간을 중소형 규모에 머무르다, 대형사를 M&A한 뒤에야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KB금융은 2016년 현대증권 인수 이후, 농협금융은 구 우리투자증권 인수 뒤에야 대형사로 발돋움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M&A 없이 지주사 지원으로 꾸준히 증자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 증권시장 경쟁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

우리투자증권발 2차 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매물로 나온 한양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보다는 단번에 규모를 불릴 수 있는 대형사를 우선 염두에 두고 M&A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매각 진행 중인 한양증권 인수에는 선을 그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규 인가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금융투자업의 특성상 대형 매물이 나올 때마다 우리투자증권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게 될 것”이라면서 “지주사 지원을 고려하더라도 당분간 1조원 안팎의 자본 규모의 증권사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공식 출범 안팎으로 투자매매업 본인가 확보를 위한 내부 정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연말 출시를 목표로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부문 인력을 지속 확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을 진두 지휘할 남기천 대표는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런던법인장·고유자산운용 본부장 등을 거친 정통 증권맨 출신이다.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에 흡수합병된 뒤에는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맡으며 우리금융그룹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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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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