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료계 협의체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운영을 중단한다. 출범 초기부터 전공의와 의대생 불참으로 '반쪽짜리' 지적이 이어진 데다 의사단체 내부에서도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은 게 영향을 미쳤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4일 임현택 회장 명의로 낸 '올특위 운영에 관한 의협의 입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의협은 “지난 20일에 열린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여러 운영위원님이 올특위 운영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집행부에 주셨고, 올특위의 운영 방향은 집행부에 맡기자고 정리해 주셨다”며 “집행부는 전날 상임 이사회에서 논의한 결과 전공의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26일로 예정된 토론회 이후 올특위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6일에는 올특위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의료 현실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데, 사실상 이 토론회를 마지막으로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의협 산하에 출범한 올특위는 의대 교수, 전공의·의대생, 지역 의사회를 주축으로 의정 갈등 대응을 위한 범의료계 협의체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대정부 협상 컨트롤타워가 없어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의사단체 의견을 모으는 채널 역할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한데다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존재 의문을 꾸준히 제기했다. 실제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결국 지난 19일 의협에 올특위를 해체하라는 공문까지 보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0일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 회의에 참석해 올특위 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특위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의정갈등 해법 모색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여전히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어떠한 협상에도 임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수련병원을 통해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처리를 완료함에 따라 협상 여지는 더더욱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