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고려대, 고효율·저전력 AI 위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똑똑'한 인공지능 훈련하는 더 '똑똑'한 반도체 기술

포스텍(POSTECH)은 김세영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노경미 동문, 박사과정 곽현정 씨가 이형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 기반의 아날로그 하드웨어(HW)로 인공지능(AI)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고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 디지털 HW(CPU, GPU, ASIC 등)의 확장 가능성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에 따라 AI 연산에 특화된 아날로그 HW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날로그 HW는 외부 전압이나 전류에 따라 반도체의 저항이 바뀌고, 메모리 소자가 수직으로 교차된 크로스-포인트 어레이(Cross-point Array) 구조를 통해 AI 연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한다. 특정 연산과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처리하는 작업을 할 때 디지털 HW보다 유리하지만, 연산 학습과 추론을 위한 여러 특성을 만족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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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포스텍 교수(왼쪽)와 박사과정 곽현정 씨.

아날로그 HW 메모리 소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ECRAM)에 주목했다. 이 소자는 이온의 움직임과 이온의 양에 따라 전기 전도성을 조절하는데, 기존 반도체 메모리와 달리 세 개의 전극으로 구성된 3단자 구조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경로가 분리돼 있다. 낮은 전력으로 동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3단자 기반 반도체로 구성된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를 64X64 배열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소자가 탑재된 HW는 뛰어난 전기적·스위칭 특성을 보였으며, 높은 수율과 균일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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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제작한 3단자 이온제어형 메모리 소자의 크로스 포인트 어레이 구조 및 동작 방법. 단자 기반 전기화학적 메모리 소자의 어레이 측정 결과(위 그림), 소자 간 산포에서 모두 뉴럴 네트워크 훈련 위한 요구 조건 충분히 상회, 우수한 특성 확인(아래 그림).

연구팀은 또 이 HW에 최첨단 아날로그 기반 학습 알고리즘인 티키타카 알고리즘을 적용해 AI 신경망 학습 연산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HW 훈련 시 '가중치 유지' 특성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고려한 연구팀의 기술이 AI신경망에 과부하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지금까지 아날로그 신호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로 학계에 보고된 최대 배열은 10x10였다. 각각의 소자에 다양한 특성을 탑재하고, 이를 최대 규모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김세영 교수는 “신개념 메모리 소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어레이의 실현과 아날로그 특화 AI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기존 디지털 방식보다 훨씬 뛰어난 AI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과 한국반도체 연구조합 지원사업인 민관공동투자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사업, IDEC의 EDA 툴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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