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1년 3개월 만에 인상키로 했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왔지만 역마진으로 인해 한국가스공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요금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는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요금을 1.41원/MJ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 소매요금 기준으론 6.8%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하는 수준이다. 일반용 도매요금은 1.30원/MJ 인상된다.
도시가스 요금 조정에 따라 서울시 4인 가구 기준 월 가스요금(주택용)은 약 3770원(VAT포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수용(주택용, 일반용) 도매요금은 지난해 5월 인상(1.04원/MJ, 5.3%) 이후 현재까지 동결 중이다. 가스공사는 원가 미만 공급 지속으로 악화한 재무 상태를 개선하면서도 서민 부담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당국은 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고심해 왔다.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LNG 도입을 책임지는 가스공사의 재무상황이 극도로 악화하면서 요금을 일부 정상화하기로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2021년 말 1조8000억원에서 2022년 말 8조6000억원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한 차례 요금을 인상했지만 올 1분기 기준 13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현재 부채비율이 600%를 상회하고(별도 기준 624%, '24.1Q) 미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이 연 5000억을 넘어섰다.
가스공사는 “요금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취약계층 지원 및 상생협력 사업을 지속 추진해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