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을 통한 스케일업의 핵심, 실효성 있는 글로벌 협력에서 시작합니다.”
기술혁신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단어는 단연 '글로벌'이다. 연구개발(R&D) 예산 감축이라는 폭풍 속에서도 국제 협력을 위한 정부의 정책과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중추국가, 글로벌 R&D 추진 전략, 글로벌 기술협력센터, 글로벌 혁신특구 등 모든 영역에서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전략을 넘어 목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글로벌 협력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제대로 추진할 것인지는 여전히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반적으로 세계화(Globalization)는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부문에서 국경의 개념이 약화되고 자유로운 교류를 통해 상호 의존성이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경을 인정하면서 다른 나라와 교류하는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와는 차별화된다. '글로벌'은 이러한 세계화와 국제화의 개념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특히 인공지능(AI), 바이오기술,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세계적 수준에 맞춰 글로벌 주체들과의 협력과 공동혁신이 필수적이다. 공동연구와 기술협력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사업화를 통해 전 세계의 기술과 자원, 경험을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의 기술과 기업을 더 빨리, 더 강하게 스케일업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산학연 협력조차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협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 말했듯이, 글로벌 기술사업화는 레슬링과 같은 'body contact sports'다. 팔짱 끼고 상대가 다가오길 기다릴 수 없다. 빠른 손기술과 발기술, 강한 체력과 뛰어난 순발력, 순간적인 판단력이 필요하다. 이는 공식적인 기술평가나 기술이전 계약서상의 협상 조건이 아니라, 잦은 만남 속에 피어나는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특히 돈이 걸린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이런 상호 신뢰와 접촉이 더욱 강조된다.
그러다 보니 국내 시장이란 좁은 우물 안에서 기술개발을 하고 사업을 확장해 온 우리 벤처 및 창업기업에는 글로벌 협력이 여전히 생소하고 어려운 숙제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문화적 차이와 의사소통 문제'다. 이는 협력 초기 단계에서부터 나타나며, 프로젝트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로 언어 장벽과 함께 국가별 업무 문화나 의사소통 스타일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또 다른 큰 어려움은 각국의 법적 및 규제적 차이로 인한 장애물이다. 국가별 규제 차이, 복잡한 인증 절차, 무역 규제 및 관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지식재산권,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법규 등도 막대한 벌금과 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도전 과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심 인력의 역량 강화와 장기적 신뢰 구축을 위한 소통 및 상호 방문 확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개별 기업이 혼자의 노력과 자원으로 담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다양한 지원 정책과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와 같은 중간 조직을 활용해 컨설팅 및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 지원 주체와의 협업을 통해 각 방법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최적 전략을 선택해 체계적인 준비와 효과적인 협력 활동을 추진함으로써, 우리의 유망한 기업이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동시에 이루어내고 세계 시장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양현모 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 부회장·전략컨설팅집현 대표 neomomo@withwis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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