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AI 반칙행위 사전 예방…한기정 “빅테크 알고리즘 조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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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 21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린 공정위-한국경쟁법학회 공동주관 학술대회에 앞서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인공지능(AI) 시대 소수 빅테크 기업의 알고리즘 조작 등 반칙행위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AI 경쟁정책' 마련에 나섰다. AI 시장 실태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AI 정책보고서'를 연내 발간한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21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AI와 경쟁법'을 주제로 공정위-한국경쟁법학회가 공동주관한 학술대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챗GPT 등 AI 기술이 산업의 혁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했지만 알고리즘 조작·담합 등 새로운 형태의 경쟁제한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AI 기술은 신뢰성, 오·남용과 같은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본과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한 개발 특성상 소수 빅테크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주요 생산요소에 대한 시장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있다”면서 “편향되거나 조작된 AI 알고리즘에 의한 소비자 선택권 제한 등 경쟁법적 차원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주요국들과 국제기구들은 AI 기술과 관련해 시장 반칙행위를 사전 예방하는 동시에 기술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규범 설정·법 집행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공정위 또한 지난 10~14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위원회 회의에서 'AI 독점화 전략' 등 주요 경쟁법 현안을 제기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반도체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파운데이션 모델의 네이버 등 AI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에 몇 안되는 나라”라면서 “공정위는 AI 시장 실태조사를 하고 AI 시장의 경쟁·소비자 이슈를 담은 정책보고서를 연말 쯤 발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AI 정책보고서가 국내 AI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공정한 경쟁질서 기반을 마련해 AI 시장이 지속 혁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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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한국경쟁법학회 공동주관 학술대회 현장

한편, 플랫폼 시장의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후생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 e커머스(C커머스) 사건을 신속하게 조사 중이라는 점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알리는 통신판매중개자로서의 신고의무 위반 조사가 6월 말 마무리되고, 테무는 통신판매업자의 신고의무위반 조사가 7월 중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C커머스의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조사 또한 3분기 중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알리는 실제 판매된 적 없는 가격을 정가로 표시하고 허위할인율을 표기해 판매했고, 테무는 앱 설치 시 상시로 쿠폰을 제공하면서 제한시간 내 앱을 설치해야만 쿠폰이 제공되는 것처럼 광고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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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 21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린 공정위-한국경쟁법학회 공동주관 학술대회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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