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양쪽성 이온(Zwitterion) 분자 간 친밀도를 낮춰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POSTECH)은 박태호 화학공학과 교수·통합과정 김한결·최경원 동문 연구팀이 정현석 성균관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윤건우 씨, 송슬기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를 기반으로 한 태양전지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태양전지는 태양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소자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성층으로 사용하는 전지다. 이 전지는 제작 공정이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할 뿐 아니라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가볍고, 유연성도 우수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와 전자수송층 사이 계면의 결함으로 인해 효율·안전성·내구성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페로브스카이트를 보호할 필름을 만드는 것이다. 필름을 만들 때 양쪽성 이온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 이온은 양전하와 음전하를 모두 갖고 있어 페로브스카이트 결정과의 결합력이 우수하다. 하지만, 이온 분자 간 정전기적 인력이 매우 강해 유기 용매에 잘 녹지 않아 균일한 두께로 필름을 만들기 어려웠다. 고성능이나 대면적 필름 제작에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리튬비스마이드(LiTFSI)'라는 첨가제를 넣어 액체 형태의 양쪽성 이온(LTZ)을 만들었다. 이 첨가제를 양쪽성 이온에 넣으면 하드 소프트 산-염기 이론(Hard Soft Acid Base theory)에 따라 양쪽성 이온 분자 간 상호작용이 감소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실험 결과, 이온 분자 간 응집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어 이온 용해도가 증가했고, 균일한 두께로 필름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 LTZ는 태양전지 내에 존재하는 결함과 강하게 결합해 소자의 전기적 성능도 높였다. LTZ를 사용한 연구팀의 전지는 단일면적에서 24.9%의 높은 전력 변환 효율을 보였다. 1968시간 동안 60도 환경에서 초기 전력 변환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했다. 대면적(32.7㎠) 전지 모듈에서도 19.9%라는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박태호 교수는 “LTZ를 기반으로 한 연구팀의 인터페이스 엔지니어링 기술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단계도약형 탄소중립 기술개발사업, 탄소제로 그린 암모니아 사이클링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최근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