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터넷은행 메기효과, 이제 상어 효과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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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하나의 상품이 글로벌 시장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며 대서특필됐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가 이례적으로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금융상품을 다뤘다. 해외 매체에 소개된 것이 큰 일인가 싶겠지만, 내수기반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한국 금융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사례로 지목됐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8일 뉴욕타임스는 '우정을 돈독하게 유지하는 한국의 비결 : 저축 모임(A Korean secret to keeping friendships strong: Saving Groups)'이라는 기사에서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을 상세히 소개했다.

한국 계모임 문화를 조명하며 계모임 관행에 맞춘 계좌 상품으로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았다. 작은 금융상품이 한국 문화까지 알리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한 것이다.

실제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모임통장은 한국에 없던 상품이다. 공급자 중심 한국 금융 상품 관행에서 탈피,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은 혁신 서비스로 불릴만하다.

이는 K-금융상품이 현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있다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물론 국가마다 금융규제 강도가 다르고, 금융 생태계가 다르다. 또 해외 금융사에 대한 현지의 보수적인 관행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제 한국도 내수기반 금융서비스를 해외에 이식하고, K-금융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이 필요하다.

그간 국내 인터넷은행은 정부 기조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에 집중했다. 국가 공공의 책무에도 나름 역할을 했다. 이제 이들의 혁신 프레임에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이들 인터넷은행 또한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카카오뱅크만 해도 해외투자처인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를 론칭하고, 연이어 글로벌 IR행사를 개최하는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스뱅크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은미 대표를 내정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제4인터넷은행 인가도 검토하고 있다. IT기술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에 메기효과를 촉발한 인터넷은행의 혁신성과 기발함을 해외에 접목한다면 충분히 K-금융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 금융산업은 정체된 시장이다. 오히려 PF부실대출, 홍콩ELS 불완전 판매 등 악재만 터지고 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좀더 큰 해외 무대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인터넷은행의 메기효과를 해외에 전파하고, 이제 메기의 존재를 넘어서는 '상어 효과'를 노릴때다.

상어는 부레가 없다. 그래서 항상 지느러미를 매순간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다에 가라앉아 뜰 수 없게 된다. 인터넷은행과 닮은 꼴이다. 상어의 이 부지런함이 최상위 포식자가 된 이유다.

이들에게 상어효과를 기대한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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