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포럼] 온라인 쇼핑의 발전과 보편적 생활물류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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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정석물류통상연구원 원장

신혼부부의 주거지 결정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물류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하면 택배는 제때 오는지' 또는 '택배 요금은 저렴한지'.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새벽배송은 어떤 회사의 서비스가 되는지' 등을 직장을 선택하거나 주거지를 정할 때 고민한다. 맞벌이가 당연한 현 시대의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온라인 쇼핑과 장보기는 필수적이다. 이를 누리며 살던 사람은 제때 원하는 물건이 오지 않으면 많은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2023년 우리나라 전체 소매판매액은 640조원에 이르며 이 중 온라인쇼핑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액은 35.8%다. 그나마 코로나를 극복하면서 2022년 38.0%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다. 2010년에 7.5%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우리 국민의 생활 속에 온라인 쇼핑이 파고들었다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중 음식료품과 음식서비스의 비중은 매우 커서 2024년 3월 음식료품은 13.6% 음식서비스는 10.8%로서 여러 거래 상품 중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활물류 서비스는 더 이상 사기업의 특정 서비스라기 보다는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만 하는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보편적 서비스란 '해당 서비스의 모든 이용자가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적정한 요금을 지불하고 제공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서비스'를 지칭한다. 즉 개인의 소득이나 전국적으로 도서 산간 지역 등 거주지와 상관없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지불가능한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보편적 서비스로는 유선전화 서비스, 수도서비스, 그리고 우편서비스 등이 있다. 언뜻 생각하면 택배 서비스는 이미 보편적 서비스화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최근 수행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지역적으로 주거형태별로 택배비는 크게는 2000원 까지도 차이가 난다. 소요시간도 평균 0.5일이상 차이가 나며 3일이상 걸리는 택배도 서울특별시는 1.6%에 지나지 않지만 중소도시나 군지역의 경우 12%를 상회한다.

더욱 문제시 되는 것은 난배송지역의 추가요금이 6000원에 이르는 곳도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난 배송지역에는 외딴 산간지역이나 섬 뿐만 아니라 서귀포시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물류서비스는 규모의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구 밀집지역의 생활물류 배송비용과 인구가 적은 도서 산간 지역의 배송 비용은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일방적으로 서비스 제공하는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손해를 보면서 모든 지역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택배나 새벽배송 등 생활물류서비스는 더 이상 우리 국민의 일상생활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필수적인 서비스가 되었다.

첫 걸음은 현상에 대한 진단이다. 다행인 것은 관련 연구가 여러 기관에서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별로 혹은 지역별로 현황을 인지하고 나면 보다 나은 생활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하나의 아이디어는 여러 생활물류 기업의 공동화이며 이를 위한 기초 연구도 국가 연구개발(R&D)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만 맡겨둬서는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공동화를 쉽게 이루기 힘들다. 여기에는 국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온라인 쇼핑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았는데 '우리동네는 배송이 안되네'하고 실망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 조금 더 나아가 보편적 생활물류서비스를 통해 지역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용진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yongjin@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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