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건식 전극 공정 도입 추진…2027년 양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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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2027년까지 배터리 양산 라인에 건식 전극 공정을 도입한다. 건식 전극 공정은 테슬라가 유일하게 적용하고 있는 차세대 공법으로 원가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다.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LG에너지솔루션의 새로운 시도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까지 충북 청주시 오창 공장에 건식 전극 공정을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수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더 팩토리'인 오창 사업장에 건식 공정을 먼저 도입한 뒤 글로벌 생산 라인으로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마더 팩토리는 차세대 공정 제품을 시험 생산하고, 양산성 검증도 할 수 있는 공장을 의미한다.

회사는 이를 위해 오창 공장에 건식 전극 공정 파일럿(시험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건식 공정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발주를 시작했으며 올해 말까지 라인 구축을 끝내는 게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동안 대전에 위치한 기술연구원에서 건식 공정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는데, 오창에 파일럿 라인을 두는 건 시생산 본격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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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극 공정. 건식 공정은 코팅 공정에서 건조 과정이 없어져 배터리 제조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극 공정은 배터리 제조 공정 첫 단계로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과정이다. 지금까지는 전극 공정에 활물질·도전재·바인더 등을 섞어 점성이 있는 슬러리 형태로 만든 뒤 극판에 얇게 코팅하고, 건조와 압착 과정을 거치는 습식 기반 기술을 활용해왔다.

건식 전극 공정은 슬러리 형태 활물질을 고체 파우더로 대체한 기술이다. 테슬라가 지난 2020년 개최한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신공정 도입 계획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건식 공정을 적용하면 액체 형태인 슬러리 대신 고체 파우더를 활용, 배터리 건조 과정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제조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 크기가 100미터(m)에 달하는 건조로가 불필요해 설비 투자 비용 절감과 제조 공정 단순화가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건식 공정 도입시 기존 습식 공정보다 전체 배터리 제조비를 15%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극 공정에서는 40% 수준의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다만 소재 물성이 달라지고 새로운 장비가 필요한 만큼 양산성 확보가 최대 과제다. 고체 분말을 균일하게 코팅하는 게 어렵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차세대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 생산에 건식 전극 공정을 적용 중인데, 수율이 낮아 생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까지 건식 공정 기술을 고도화해 양산 라인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당초 8월에 양산을 시작하는 4680 배터리에 건식 공정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기술 완성을 위해 도입 시점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에서 건식 공정 기술력이 가장 앞선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라며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데다 테슬라가 이 기술을 원하고 있는 만큼 파일럿 라인 구축을 통해 본격 적용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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