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균 상처 통해 감염…청결히 유지”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일본 현지에서 치사율 30%에 달하는 감염병이 역대 최대 감염 건수를 기록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지난 2일 기준 '연쇄상구균 독성 쇼크 증후군'(STSS) 발생 보고 건수는 977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2.8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래로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연간 941명을 이미 뛰어넘은 수준이다. 단 5개월 여 만에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현지에서도 유행병이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원인이 되는 A군 연쇄상구균은 흔한 세균이지만, 감염 후 드물게 중증화되는 경우 STSS로 발전한다. STSS는 발병 시 25~48%로 매우 높은 치명률을 보인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A군 연쇄상구균 감염 시 가벼운 호흡기 증상 후 회복된다. 다만, 고령 등 면역력 저하자의 경우 감염 시 목의 붓기나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시작으로 피부 아래 근막까지 퍼져 괴사시키기 때문에 '식인 박테리아'라는 속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심한 경우 다발성 부전 및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STSS로 발전한 고령자가 48시간 안에 사망한 사례도 나왔다.
현재 일본에서 다수 발생하는 이유는 불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느슨해진 감염 예방관리와 입국 규제 완화로 늘어난 해외 관광객 등이 이유일 수 있다고 봤다.
A군 연쇄상구균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여행 시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작은 상처로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상처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기쿠치 겐 도쿄여자의대 감염증과 교수는 “ 고열이나 사지의 붓기,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고 수십 시간에 다장기 부전에 이르는 등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작은 상처를 방치하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곧 예방이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망설이지 않고 구급차를 부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