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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이사

도쿄 및 근기 지역의 지하철 역수는 대한민국 경인 지역의 그것에 비해 약 3배가량 많다. 그만큼 복잡도가 높다. 지하철 역에 들어가면 우선 노선에 맞는 출입구를 찾아야 한다. 그러면 그 입구 옆에 지하철망 지도가 있다. 모든 지하철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그 입구에서 들어가면 이용 가능한 노선만 보여 주고 있다. 노선도 아래에는 발권기가 있다. 한국어를 선택한다. 다음부터는 한국어로 화면이 표기되어 나온다. 위 노선망에 목적지까지 310엔으로 표기되었기에 화면에 310엔이 있으면 터치하려고 했다. 아무리 찾아도 원하는 숫자는 안 보인다. 맨 아래 별도의 박스 안에 320엔으로 표시된 칸이 있기에, 더 내면 문제가 없겠지 하고 그 표를 발권 받아 전철을 이용하고 출행하는데 이상 신호가 온다. 역무원이 오란다. 이 표는 출영할 때 역에 잠시 들어가는 입장권이기 때문에 운임 310엔을 내야 한다고 한다. 옆에 있던 남자 역무원은 봐 줄 수 있는 것인데 하는 눈치다.

이 지역 또 다른 목격담 하나, 기차를 이용하고 출행하려는데 개폐기가 막고 선다. 발권한 표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역무원실에 같은 이유로 온 여행객이 20여명이 좁은 사무실에 두 줄로 서있다. 역무원이 당황한다. “모두 IC카드 사용한 분들이죠?” IC카드 이용자에게 UI가 덜 성숙한 단계인 것이다.

사용자와 기계간 상호작용(MMI)을 UI(유저 인터페이스) 라고 한다. UI는 공급자에게는 서비스를 차별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져다 준다. UI를 전면 혁신 또는 개선한다면, 공급자의 경우 획기적인 수익 증대를 맛보게 될 것이다. 정보격차(디지털 디바이드)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고속열차 발권 창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자동발권기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라 한다. 발권기에 UI가 잘 되어 있다면, 정보격차를 느끼는 이들도 두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세대에게는 문해력(리터러씨)이 중요하다고 한다. 글을 쓰는 사람, 말을 하는 사람 모두가 UI 당사자다. 문해력 야기자가 된다. 문해력을 원천 잠재 보유한 소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자의 표현에 유의해야 한다. UI가 정교해야 한다.

UI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UI를 설계할 때 사용자의 정의가 중요하다. 금융 단말기(ATM)를 보면 점자를 옆에 병기해 놓은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사용자의 정의에서 약시 또는 맹인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도로 표지판도 UI설계가 되어야 한다. 누구나 어떤 환경에서도 쉽게 인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정의를 결정하고 도로 표지판 설계에 들어 가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일반인보다 인지능력이 저열한 도로이용자가 열악한 일기 환경에서도 도로표지판을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도로이용자가 정확하고 쉽게 판독할 수 있도록 설치장소 또는 필요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대 요구에 맞도록 UI 품질을 좀 더 세밀화 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UI는 심리학과 생리학에 기반해야 한다. 사용자가 원한 것이나 필요한 것(요소라고 함)을 쉽게 고를 수 있거나 찾을 수 있고, 이 요소를 사용하며, 그 요소로부터 명확하게 의도한 결과를 쉽게 얻어 낼 수 있어야 한다. 현행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비 산정기준에는 UI 설계비가 별도로 책정되어 있지 않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별도의 전문지식 없이 UI를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가 UI의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설계비도 초창기에는 별산하지 않았다. UI 설계 기준이 마련되고 UI 실시설계에 대해 제대로 된 비용 산정 항목이 신설 되어야 하겠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 yeohy_g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