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스며든 AI, 강의실 풍경 바꿨다

과제 수행·리서치·오픈북 시험 등
국내외 학생·교수 AI 활용 늘어
“논리적 사고 제한” 지적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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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를 사용하는 하버드 학생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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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대학생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도가 높아지고 AI 활용 수업이 늘어나는 등 대학 교육 현장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최근 게재된 '생성형 AI에 대한 하버드 학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학생 326명 중 약 88%가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성형 AI 사용 빈도를 묻는 질문에 생성형 AI 사용자 중 25%는 '매일/거의 매일', 20%는 '격일'로 응답했다. 29%는 '매주'로 답해 70% 이상 학생이 생성형 AI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생성형 AI 활용 목적은 '401k(미국 퇴직 연금 제도)의 작동방식은?'과 같은 일반적 질문이 약 71%로 가장 높았다. 과제 작성(약 54%), 이메일 작성(약 43%), 프로그래밍 과제(약 42%)가 뒤를 이었다.

대학도 학습에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한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SU)의 경우 오픈AI의 기업용 AI 도구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학교에 전면 도입했다.

ASU는 챗GPT를 활용해 과목이나 학습 주제에 따라 개인화된 'AI 개인 지도 교사(튜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필수 이수 과목인 '신입생 작문'수업에서도 AI를 활용해 학생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전공 분야에서 창의적 사고를 돕는 AI 아바타도 개발한다.

국내 대학(원)생의 AI 사용도 활발하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생성형 AI 사용 경험을 물으면 강의실에서 50~60%의 학생은 손을 든다”고 말했다.

하지원 학생(서강대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은 “선행 연구를 정리하거나 리서치 등 과제를 수행할 때 GPT-4가 도움이 많이 된다”며 “주변에서도 AI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업에 AI를 활용하는 교수도 증가세다

김 교수는 오픈북 시험에서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단 챗GPT가 내놓을 만한 답변을 미리 파악한 뒤 학생들에게는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 문제를 출제한다.

그는 “학생들은 챗GPT가 내놓는 답변과는 차별화된 답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스러워 한다”면서도 “생성형 AI 활용 능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영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MBA 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챗GPT를 활용해 의사 결정 문제를 풀게 하거나 데이터 분석을 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방 교수는 “이론적인 내용을 알더라도 구현을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프로그래밍을 따로 배워야 했지만, 생성형 AI가 코딩을 빠르게 대체해 이러한 학생들의 학습에 따른 비용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학 강의에 AI를 활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방 교수는 “AI가 논리적 사고 과정과 숙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한다고 생각하는 교수도 많다”며 “대학 내 AI 활용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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