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생태계가 선순환 하기 위해서는 홈쇼핑 진흥이 필수적입니다. 홈쇼핑 산업이 다른 유통 채널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 허들을 낮춰야 합니다.”
오는 5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만난 민재석 데이터홈쇼핑협회장은 규제 완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송출수수료 등을 통해 방송 시장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홈쇼핑 산업이 도약해야 유료 방송 업계와 수많은 중소 협력사가 상생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 회장은 홈쇼핑 산업의 잠재력과 한계를 직시했다. 그는 “특색 있는 상품을 고객에게 가성비있게 판매한다는 점에서 홈쇼핑은 여전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정부 승인 사업자라는 이유로 여러 규제에 묶여 유통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채널은 라이브 방송이 금지돼 있으며 화면 비율도 규제를 받는다. 지난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가 작성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T커머스 채널은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 영역으로 구성해야 한다. 또한 재승인을 위해 중소기업 상품 편성 비율, 시설 투자 계획 등 여러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민 회장은 T커머스가 규제로 인해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T커머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모바일 채널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술 도입은 물론 시설, 투자 계획까지 세세하게 점검 받다 보니 사업 여건이 굉장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정부가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신설을 추진하면서 경쟁자만 늘어나게 생겼다. 민 회장은 “국내 홈쇼핑은 12개 사업자, 17개 채널로 이미 포화상태”라며 “새로운 사업자의 출현은 송출수수료 경쟁 심화, 산업 신뢰도 저하 등 단점만 부각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교롭게도 T커머스 업계는 민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민 회장은 “T커머스는 다른 방송 사업자와 달리 양방향 방송으로 소비자와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홈쇼핑 또한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등 초개인화 술을 적극 도입해 맞춤형 유통 채널로 변모해야 한다”고 타개책을 제시했다.
끝으로 그는 홈쇼핑 산업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지난 2004년 데이터 방송이 도입된 지 20년이 흘렀고 이중 T커머스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도입 취지에 걸맞게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하고 지속 발전하는 사업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진흥 정책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