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맥주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주류업체들의 마케팅 전쟁이 시작됐다. 올해 전장은 소비자들의 '헬시플레저' 수요에 맞춰 당도 알코올도 빼거나 줄인 '가벼움'에 초점이 맞춰졌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1위 업체인 오비맥주는 비알코올 맥주 '카스 0.0' 병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고, 식당과 주점 등에서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공급 확대에 돌입했다. 주류 유통업자에게 비알코올 음료 유통을 허용한 '주류법 개정안' 시행 이후 비알코올 음료를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경우는 카스 0.0가 최초다.
오비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열량과 알코올 도수가 낮은 라이트맥주에서도 '카스 라이트'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 라이트에 더해 최근 미국 프리미엄 라이트맥주 미켈롭 울트라를 선보이며 수성전에 돌입했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와 라이트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위상을 앞으로 본격 개화할 비알코올 맥주에서도 차지하겠다는 의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2012년 국내 최초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로 출시한 '하이트제로0.00'로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형성을 주도한 하이트진로 역시 주류법 개정안 시행으로 개화하는 '제로 맥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하이트진로음료의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판매량 총 1억 3850만 캔을 기록했으며, 식당과 주점에 유통이 허용됨에 따라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실제 하이트제로0.00에 대한 주류도매상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으며,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라이트맥주 분야에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프리미엄 제품 '에스 라이트'를 리뉴얼해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이르면 이달 '테라 라이트'를 새롭게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미 테라 라이트 출시를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여름 성수기 돌입전에 신제품을 선보이고 마케팅력을 집중해 올 여름 시장에 안착시키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가 이처럼 '가벼운' 전쟁을 벌이는 배경은 무·비알코올 음료는 가벼운 술자리를 선호하며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와 함께 MZ세대에게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무·비알코올 음료 시장이 연평균 23.1% 성장 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음주문화가 MZ세대를 위주로 가볍게 오랜시간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저도수 주류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당과 칼로리를 줄인 맥주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주류업체들의 관련 제품 출시와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