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대치정국'으로 시작…민생 또 뒷전?

제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으나 여야 갈등은 더 격화되고 있다. 21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정치적 대립이 이어면서 '대치 정국'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민생 법안 처리는 또 다시 뒷전으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인 29일에도 전날 거대 야당이 밀어붙인 쟁점법안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방침 등을 두고 크게 충돌했다.

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등 5개 쟁점법안을 단독으로 의결해 정부로 넘겼다. 본회의에 불참했던 국민의힘은 이날 5개 법안 중 4개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다. 세월호피해지원특별법은 거부권 건의 없이 수용하기로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충분한 법적 검토와 사회적 논의도, 여야 간 합의도 없는 '3무' 법안들이기에 국민의힘은 대통령께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특별법의 경우 “법리상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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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들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고, 이들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즉시 재가했다. 이로써 14번째 거부권 행사가 이뤄졌다. 하루 만에 다시 국회로 돌아옴에 따라 이들 4개 법안은 21대 국회가 막을 내림과 동시에 자동 폐기됐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을 22대 국회에서 조속히 재입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30일에 첫 의원총회를 열고 '채해병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뜻에 맞서 대통령이 아무리 거부권을 남발해도 끝까지 막아내겠다”며 “억울하게 죽은 해병대원 사건의 진상을, 사건 은폐 조작의 실상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22대 국회에서도 '거부권 정국'이 무한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른바 '쌍특검법'으로 불린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별검사법을 비롯해 방송 3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의 쟁점 법안들을 다시 추진한다.

22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추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은 당연히 제2당이 차지하는 것이고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아닌 곳에서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야 신경전이 거세지면서 원 구성 법정시한인 내달 7일까지 협상이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대화와 협치를 통해 성과를 끌어내기 더 어려워졌다고 우려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22대 국회는 야당 몸집이 더 커졌기 때문에 21대 국회와 비교해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운 구조”라며 “정쟁에 함몰되지 말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민생 정책 이슈 선점에 의도적으로라도 여야가 더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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