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성·물성 동시에 잡았다…생기원, 친환경 고강도 플라스틱 필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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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개발한 공동 연구팀. 왼쪽부터 홍성우 수석연구원, 권하늬 제1 저자, 조고은 학생연구원, 홍평화 박사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이 자연에서 스스로 분해되면서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단점까지 해결한 친환경 고강도 플라스틱 필름을 개발했다.

홍성우 생기원 녹색순환연구부문 수석연구원팀은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를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도입해 기계적 물성이 우수한 생분해성 필름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는 나무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잘게 쪼갠 천연 소재다. 생분해성과 재생 가능성이 우수하고 철 대비 무게는 5분의 1에 불과하면서 강도는 5배 높아 제2의 탄소섬유로 불린다.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대부분은 난분해성 소재로 만들어져 폐기 후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산업용 플라스틱 소재의 약 40%를 차지하는 패키징 분야에서 플라스틱 필름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폐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생분해성 필름이 개발되지만, 범용 플라스틱 대비 기계적 물성이 낮다. 친환경 플라스틱의 생분해성과 기계적 물성을 모두 갖추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를 대표적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와 결합해 생분해성과 기계적 물성을 동시에 갖춘 친환경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는 수소 결합으로 강하게 뭉친 형태로 존재하는데, 뭉친 상태 그대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도입할 경우 오히려 기계적 강도가 떨어진다. 연구팀은 옥수수에서 유래한 '이소소바이드' 물질을 함유한 기능성 분산제를 개발해 뭉쳐 있는 셀룰로오스 나노섬유 덩어리를 생분해성 플라스틱 내에 고르게 분산시켰다.

그 결과 생분해성과 기계적 물성 간 트레이드 오프가 극복돼 기존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 기반 필름 대비 인성(잡아당기는 힘에 견디는 성질)이 77% 상승한 고강도 생분해성 필름 제조에 성공했다.

홍성우 수석연구원은 “법적 구속력을 지닌 국제협약이 마련되는 등 플라스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천연 소재인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를 친환경 보강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주목했다”며 “확보한 성과를 바탕으로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기기, 의료기기 등 산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5월 1일,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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