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이 사업회사 전문성 강화, 해외법인 재정비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그룹의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출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의 열연철강사업회사 동국제강은 올 1분기 K-IFRS 별도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33.1% 감소한 영업이익 5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건설 경기 악화로 주력 사업인 봉·형강 부문 판매가 감소했고 후판 부문도 수요 산업 경기 둔화 및 저가 수입산 유입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실적은 부진했지만 착실히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동국제강은 부채비율을 분할 직후 121.0%에서 96.5%까지 24%포인트(P) 낮췄다.
냉연철강사업회사 동국씨엠은 영업이익 23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출·가전용 고부가 프리미엄 컬러강판 위주 판매 전략을 펼치며 수익성을 확보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철강 시황이 불안정하지만 양사는 전문성 강화 및 탄력적인 생산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중장기 친환경 성장 전략인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을 통해 △인천공장 철스크랩 처리장 옥내화 △하이퍼전기로 등 친환경 철강 공정 연구 △국제환경성적표지(EPD)인증 취득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봉·형강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로 가동률을 낮추는 등 원가 절감·야간 조업·월말 휴동 등 탄력적으로 생산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씨엠은 'DK컬러 비전 2030'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유럽향 컬러강판 수출 대응 강화를 위해 4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했고, 지속성장 부문에서는 신성장동력으로 △디지털프린팅 방화문 판매 확대 △금속 기반 복합 자재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또 럭스틸·앱스틸 등 고부가 제품 위주 수출 판매 비중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지주사 출범 전부터 중국 등 수익성이 불확실한 해외법인을 정리하며 기초 체력을 키워왔다. 현재 미국, 일본, 멕시코, 인도 등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최근 지정학적 요인 및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해외법인 실적도 줄었지만 전방산업과 협력 및 맞춤형 법인 운영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동국제강그룹은 CVC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국홀딩스는 지난 3월 신설된 동국인베스트먼트에 최근 91억원을 출자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술금융회사로서 최소자본 요건인 100억원을 갖추게 됐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올 3분기 내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로 등록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철강 유관 소재·부품·장비 투자 △IT·물류·인프라 등 그룹 유관 사업 검토 △신수종 사업 발굴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사업회사들은 각 사의 비전에 맞춘 사업 전략을 고수해 나갈 것”이라며 “동국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현재 적합한 전문인력들의 합류 시점을 논의 중에 있다. 향후 인공지능(AI)를 비롯한 IT분야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국홀딩스 산하에 미국, 일본법인 및 4개의 코일센터가 있다”면서 “원재료 가격 및 환율 변동 등 국제 정세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보호무역주의, 전쟁 등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향후 전략적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