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여겨지는 실손보험 적자가 지난해 2조원에 육박했다. 무릎줄기세포주사,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 지급보험금이 8조원대를 돌파한 영향이다.
실손보험은 환자가 부담한 의료비(급여 본인부담금+비급여)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보험 상품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 실손보험 적자는 1조9700억원으로 전년(1조5300억원 적자) 대비 4400억원 증가했다.
감독당국은 무릎줄기세포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이 계속 출현하는 등 전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022년 백내장 대법원 판결로 감소했던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실제 지난해 비급여 항목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8조126억원으로 급여(6조687억원) 대비 2조원가량 높았다.
비급여 중에선 병·의원급에서 발생한 비급여 주사료 보험금 비중이 28.9%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근골격계질환 치료(도수치료 등) 28.6% △질병치료 목적의 교정치료 3.1% △재판매가능 치료재료 2.0% △하지정맥류 1.6% 순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손보험 경과손해율이 103.4%로 전년 대비 2.1%p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손해보험사 손해율이 107.1%, 생명보험사는 86.4%를 기록했다. 손해율이 100% 이상이라는 건 보험사가 상품을 팔았을 때 적자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상품별로는 3세대 실손 손해율이 13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서 4세대 113.8%, 1세대 110.5%, 2세대가 92.7% 손해율을 기록했다. 특히 3세대 실손은 지난해 처음으로 보험료가 인상됐음에도 손해율이 18.5%p나 상승한 모습이다.
의료 기관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의원에서 발생한 지급보험금 비중이 32.9%로 가장 컸으며 △병원 23.0% △종합병원 16.8% △상급종합병원 16.0% △한방병원 3.6% 순이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이 국민의 사적 안전망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선량한 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 개시되는 4세대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와 군 장병 실손의료보험 중지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겠다”며 “정당한 보험금 청구에 대해선 신속하게 지급되도록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