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AI 시대 핵심 열쇠는 'ICAPS 반도체'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이 갈수록 더 스마트해지면서 다양한 유형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통신·자동차·전력·센서(ICAPS)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매우 주도적 역할을 하는 특수 반도체로,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정보를 생성하며 무선 통신을 수행한다.

4차 컴퓨팅 시대를 맞아 ICAPS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사물인터넷(IoT)과 청정 에너지 혁신이라는 메가트렌드와 함께 향후 10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Photo Image
2030년 1조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반도체 시장

◇ 데이터 중심 세상을 불러온 IoT

2018년 IoT와 AI의 시너지는 반도체 산업의 거대한 성장을 불러올 컴퓨팅 시대의 새로운 서막을 열었다. 사람이 데이터를 생성하는 '앱 중심의 세상'에서 기계가 사람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이터 중심의 세상'으로 전환된 것이다.

농업부터 공장 자동화, 헬스케어, 가정 보안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 수십억개 IoT 제품에서 데이터가 발생된다. IoT 제품은 CMOS 이미지 센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장치, RF 칩, 전력 디바이스,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 등의 ICAPS 반도체를 통해 작동되고 물리적 환경과 상호 작용한다. ICAPS 반도체는 컴퓨터에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촉각 정보까지 제공, 컴퓨터가 주위 환경을 감지하고 정보를 통신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폰 반도체 중 약 70%는 ICAPS 반도체로, ICAPS 반도체가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은 계산기보다도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

IoT 디바이스는 산업용과 일반 소비자용으로 모두 사용된다. 2027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IoT 디바이스 수는 약 300억개에 달하고, 에지(edge) 상의 IoT 산업은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IoT 디바이스 시장은 자동차, 공업, 스마트 홈, 웨어러블,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IoT 디바이스는 최첨단 공정 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한 공정 노드에서 생산된다. 이런 공정은 반도체 생산에 수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사용돼 왔지만 IoT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차별화된 디바이스를 구현하려면 엄청난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은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소재, 아키텍처, 웨이퍼 크기 등에도 요구된다.

일례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블루투스 저전력(BLE) 통신 프로토콜을 살펴보자. 글로벌 IoT의 연결은 무선통신, 와이파이, 블루투스 세 가지 핵심 기술이 주를 이룬다. 그 중 약 3분의 1이 블루투스를 사용하며, 최근 몇 년간 개발된 BLE 기술로 IoT 디바이스는 제한된 전력으로 안정적인 연결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BLE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IoT 디바이스에서 선호하고 있다. 주변 장치가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 BLE 단일 모드 디바이스 출하량은 2023년 15억개에 달했고 향후 5년 간 두 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이 같은 엄청난 성장과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BLE 칩 설계업체와 파운드리 협력사는 28나노미터(㎚), 22㎚, 16㎚등 주류 노드에서 기존 제조 공정에 대해 RF 최적화된 버전을 개발 중이다. 최적화된 공정 노드는 ICAPS 프로세스 장비 혁신의 필요성을 견인한다.

◇ 청정 에너지 혁신… 전력 변환을 위해 막대한 양의 반도체 수요 불러와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그리드 기술 등 글로벌 기술의 전환에 따라 발생한 청정 에너지 혁신도 IoT와 함께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메가트렌드다.

자동차 구동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전환되면서 배터리가 생태계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배터리에서 전하가 방출되면 전력 변환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을 위해 차량에는 전력 인버터가 필수적이다. 이런 각 과정의 작동 범위는 극단적이기 때문에 안전성·내구성 등 차량용 반도체 고유의 요구 사항을 갖춘 특수 전력 반도체가 필요하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갖춘 전기 자동차는 내연 엔진 자동차 대비 반도체에 약 4배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를 생산·전송·사용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대표적으로 태양 전지 패널은 교류로 변환해야 하는 직류를 생성한다. 풍력은 교류를 생성하지만 그리드형에 맞게 동기화돼야 한다. 이 같은 전력 변환은 막대한 양의 반도체 수요를 유발한다.

Photo Image
그리드형 태양광 시스템

이 변환 과정 중심에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수요에 맞게 전기 에너지 흐름을 조절하는 전력 반도체 디바이스가 자리잡고 있다. 전력 전자 기술은 다이리스터(thyristor)에서 트렌치 MOSFET(trench MOSFET)에 이르는 다양한 유형의 장치에 적용된다. 현재 디바이스 대부분이 실리콘 기반으로 생산되며,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실리콘 전력 전자 디바이스를 지속적으로 스케일링하기 위한 수많은 혁신도 필요하다.

아울러 화합물 반도체가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주기율표에서 두 개 이상의 다른 그룹에 속한 화학 원소로 구성된 화합물 반도체는 높은 전압에서 작동한다. 또 극히 소량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고속 및 고전력 디바이스를 구현하는 독특한 물질 특성이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등의 광대역 갭 반도체 소재는 전기차 및 전력 변환 애플리케이션에서 채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 소재들은 실리콘과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특성이 있으며 양산을 위한 새로운 제조 기술과 가공 장비가 필요하다.

◇ ICAPS 시장의 성장

특수 반도체 수요 증가로 어플라이드는 2023년 웨이퍼 팹 장비 판매의 상당 부문이 ICAPS 관련 고객에서 발생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통적으로 ICAPS 수요의 많은 부분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중고 장비에 의해 충족됐다. 하지만 ICAPS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중고 장비만으로 시장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어 신규 장비 판매가 늘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5년 전 ICAPS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ICAPS 디바이스를 지원하는 20개 이상의 솔루션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전자정보기술연구소(CEA-Leti)와 공동 연구소 설립을 발표하는 등 ICAPS 반도체 제조업체의 혁신 속도를 높이기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공동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R&D 프로젝트는 차세대 ICAPS 디바이스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재료 공학 솔루션 개발에 초점을 둔다.

AI 시대는 에지부터 클라우드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업계는 재료 공학을 중심으로 첨단 기술, ICAPS, 첨단 패키징 기술을 동시에 혁신해야 한다. 그 결과는 수조달러의 경제 가치를 창출할 데이터 생성 및 AI 처리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박광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대표 gwang_sun_park@amat.com

Photo Image
박광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코리아 사장

〈필자〉박광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대표는 1994년 어플라이드에 입사해 기술 지원, 영업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며 탁월한 성과를 발휘해왔다. 이후 2016년부터 삼성 사업부를 총괄하며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던 그는 2022년 10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 대표 겸 지역 총괄자로 선임됐다. 박 대표는 반도체 업계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고객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어플라이드 비즈니스를 더욱 발전시키고, 고객이 칩의 성능·전력·크기·비용·시장출시기간(PPACt)을 개선하도록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