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장지원 생명과학과 교수·통합과정 양승복 씨 연구팀이 기계적 자극에 대한 세포 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인자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기계적 자극으로 암세포 제어 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성장인자인 인슐린과 상피세포성장인자(EGF),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 등 세포생물학 연구는 대부분 화학적 자극에 대한 세포 반응 분석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세포는 이러한 화학 자극뿐 아니라 세포의 밀도나 크기, 주위 경도 등 기계적인 자극에도 특정 유전자가 발현돼 이에 반응하고,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기계 신호 조절 인자가 어떻게 기계적 자극을 인지하는지 그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많이 부족하다.
연구팀은 세포의 기계적 자극 감지·반응 메커니즘을 연구하기 위해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했다. 세포의 밀도를 조절하며 배양한 배아줄기세포의 전사체를 분석한 실험에서 연구팀은 'ETV4'라는 인자가 줄기세포의 밀도 변화를 감지해 분화를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ETV4가 기계적 자극을 감지하는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세포 내 인테그린 수용체가 먼저 세포 밀도 변화를 감지했으며, 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수용체(FGFR)의 세포 내 이입을 조절해 ETV4 단백질 발현을 제어했다.
ETV4는 줄기세포 분화 과정에서 세포 밀도가 낮은 부위에서는 중·내배엽이, 밀도가 높은 경우에는 신경 외배엽이 형성되도록 조절했다. 연구팀은 세포 밀도 변화가 줄기세포 분화의 운명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임을 밝혔으며, 세포분화는 화학 신호 뿐 아니라 기계적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장지원 교수는 “줄기세포의 분화 조절에 있어서 기계적인 자극의 중요성과 ETV4라는 핵심 인자를 확인했다”며, “ETV4가 매우 중요한 암유전자이기 때문에, 기계적 자극을 통한 암세포 제어 기술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 집단연구 기초연구실과 스마트 특성화기반구축 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쳐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