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원격검침 수주 '3파전'...이통 3사 모두 응찰

6차 사업 입찰제안서 제출
110만개 넘는 IoT 회선 확보
B2B 확장·장기 수익원 창출
결과에 따라 점유율 판도 변화

Photo Image
서울 시내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 이동통신 3사 로고가 걸려 있다.

이동통신 3사가 한국전력공사 원격검침인프라(AMI)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다. 110만개가 넘는 사물지능통신(IoT) 회선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3사 모두 이번 입찰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전날 마감한 한전 저압(가정용) AMI 6차 사업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사업은 롱텀에볼루션(LTE)망을 가진 이통사만 참여할 수 있으며 3사 모두 응찰했다.

입찰은 2단계 최저가 낙찰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는 10일까지 규격서에 대한 검토·평가 후 통과한 기업 대상으로 가격 투찰을 진행한다. 이달 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나온 회선 물량은 총 113만대다. 단말가격은 개당 1000원, 회선요금은 월 1150원이다. 경쟁입찰을 위해 산정된 추정가격은 약 789억원으로, 실제 낙찰가는 이를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입찰은 한전 AMI 보급 사업의 마지막 차수다. 원격검침에 쓰이는 IoT 회선수를 대거 늘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에서 3사 모두 사업 수주를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평균판매단가(ARPU)는 낮지만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장과 안정된 장기 수익원 창출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번 5차 사업 입찰에는 불참했던 KT도 이번 6차 사업에는 뛰어들었다. 당초 KT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은 지양하겠다며 수주에 미온적이었지만, 경쟁사들과 IoT 회선 격차가 벌어지면서 두고만 볼 수 없는 입장에 놓였다. KT 관계자는 “사업 수익성과 확장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달 마무리되는 사업 수주 결과에 따라 통신사 IoT 가입회선 점유율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2월 기준 이통사 IoT 회선 수는 LG유플러스가 718만9412개로 1위다. SKT는 707만4758개, KT는 288만5187개로 가장 적다.

올해 1월 처음으로 LG유플러스에 추월을 허용한 SKT는 이번에 113만개 회선을 확보하게 되면 다시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KT가 수주에 성공하면 경쟁사들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앞서 5차 사업 물량을 수주했던 LG유플러스 역시 6차 사업까지 가져갈 경우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격 입찰시 제출한 모뎀 성능과 보안대책 등은 이통 3사 모두 무리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말과 가입비, 의무사용기간 회선이용료 등을 합산한 투찰가격에 어느 수준의 수익성을 반영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