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패널레벨패키징의 부활, 고성능컴퓨팅용 반도체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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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아이큐브 E 구조

삼성전자가 패널레벨패키징(PLP) 기술 저변을 넓힌다. PLP는 기존 웨이퍼 단에서 반도체를 패키징(WLP)했던 것과 달리 사각 패널에서 진행, 생산성을 크게 높인 기술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한정적으로 활용했던 이 기술을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 칩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체 첨단 패키징 브랜드 '아이큐브'에 PLP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아이큐브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처럼 HPC용에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HBM)를 결합할 때 활용하는데, 기판 연결 방식에 따라 아이큐브 E, 아이큐브 S, 아이큐브 R 등으로 나뉜다.

삼성전자는 아이큐브 E와 R에 PLP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서로 다른 반도체 칩을 패키징할 때 신호를 주고 받는 통로 역할을 담당하는 실리콘 인터포저를 브릿지 형태로 전환,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 있는 패키징으로, 웨이퍼 단이 아닌 패널 단에서 패키징 공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사각 패널을 이용하는 PLP 기술은 둥근 웨이퍼 대비 생산성이 높다. 둥근 웨이퍼는 모서리 부분은 칩을 패키징할 수 없어 손실이 발생하는데, 사각 패널은 버리는 부분 없이 전체를 패키징할 수 있어 한번에 더 많은 제품을 양산할 수 있다. 다만 패널에 반도체(다이)를 올리는 공정의 기술 난도가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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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레벨패키징(왼쪽)과 패널레벨패키징 비교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한정된 영역에만 PLP 기술을 활용해왔다. 2019년 삼성전기로부터 PLP 사업을 인수한 후 AP나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에만 적용해온 것이다. 삼성 갤럭시워치 AP나 구글 픽셀폰에 공급하는 AP가 대표적이다.

최근 아이큐브 시리즈에 PLP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칩과 같은 HPC용까지 적용처를 넓히게 됐다. 특히 HPC용 칩이 점점 커지면서 한번에 패키징할 수 있는 역량이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PLP 수요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PLP로 패키징 생산성이 3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웨이퍼 단에서는 한번에 12개 칩을 패키징했다면, 패널 단에서는 36개 칩을 패키징 할 수 있다. PLP를 적용한 아이큐브는 이르면 올해 안에 양산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PLP가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 경쟁력을 강화할 승부수가 될 지 주목하고 있다. PLP는 삼성전자와 후공정업체(OSAT)이 네패스 등 일부 기업만 보유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사인 TSMC와 경쟁할 차별화 기술로도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PLP 사업을 인수한 후 한동안 PLP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며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등 기술 고도화를 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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