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 물러나면서 국민의힘은 지도부 개편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중진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15일 국회 본청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주재로 4선 이상 22대 총선 당선인 간담회를 연다. 여당 중진들은 이 자리에서 총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차기 지도부 구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당을 수습할 책임자는 윤 원내대표가 될 전망이다.
핵심은 비대위 존속 여부다.
우선 공석인 비대위원장에 새 인물을 선출하는 방식이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 체제의 비대위원이 전원 사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격적인 스피커형의 비대위원이나 새 인물보다 당내 의견을 잘 수렴할 수 있는 당내 인사가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경우 국회의원 선수나 내부 계파·그룹 등을 고려해 이른바 탕평형 비대위가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비대위원장만 선임하고 사퇴를 선언하지 않은 비대위원들이 잔존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안도 나온다. 차기 당권주자들이 일찌감치 당 운영에 관여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안정화를 가져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총선 패배 책임론에 더해 전당대회로 인한 당내 갈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총선 당선자 총회를 통해 일찌감치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뽑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새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이나 비대위원장 형식으로 당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다음 지도부가 국민의미래와의 통합, 전당대회 준비 등 다양한 당무를 소화해야 하는 점을 고려한 대안이다. 윤재옥 원내대표의 임기가 21대 국회 종료와 동시에 끝나는 탓에 전당대회를 5월 말까지 치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윤 원내대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양새다. 윤 원내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여러 가지 수습 방안에 대한 중진 의원들의 고견을 듣겠다. 여러 의견을 종합해 어떻게 당을 수습할 것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