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올해부터 4년간 5000억원 규모 핀테크 혁신펀드 2호를 조성한다. 금융권에 빅테크기업까지 모펀드 출자기관으로 참여해 핀테크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성장금융에서 '핀테크 투자생태계 지원강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고 핀테크 혁신펀드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핀테크 혁신펀드는 핀테크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조성된 모펀드이다. 주요 금융회사와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총 5133억원을 조성했다. 총 85개 핀테크 스타트업에 2824억 투자자금을 공급했고, 잔여 자원은 향후 4년간 위탁운용사를 통해 투자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산업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금융 규제 불확실성으로 과감한 투자가 어렵고, 고금리·경기불확실성으로 핀테크 산업 투자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핀테크 투자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과가 계속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추가로 5000억원 규모 2호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핀테크 혁신펀드를 8년간 총 1조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2호 펀드에는 기존 금융권과 유관기관에 더해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도 모펀드 출자기관으로 참여했다. 현재 위탁운용사 선정 등 조성작업에 착수해 내년부터 첫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맞춤형 투자 사업 고도화도 이뤄진다. 핀테크 산업 전반 육성을 목적으로 했던 1호펀드와 달리 투자 대상을 △초기단계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사업화) 단계 △해외진출을 통한 스케일업 단계로 세분화한다. 성장주기에 따라 맞춤형 투자를 진행해 투자사업을 보다 체계화한다.
후속 지원도 강화한다. 금융회사, 빅테크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협업 모델을 창출하고, 후속투자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핀테크 기업들은 자금조달 활성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투자 위축과 경제 불확실성 속 투자자들이 기업 미래가치보다 매출 등 현재 가치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검토한다고 지적했다. 핀테크 기업이 기업 기술력 등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표면적 지표뿐 아니라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투자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유망한 우리 핀테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 거침없이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로 더 큰 후속투자를 유치하는 핀테크 투자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한다”며 “정부 정책 노력을 기반으로 투자기관, 핀테크기업, 금융권 관계자 모두 합심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