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 금통위원 “국내 소비회복 둔화, 고금리 장기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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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한국은행

“우리나라 국내 소비가 지난해 이후 예상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는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최근 내수의 금리 민감도가 과거보다 커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26일 서울 명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팬데믹 위기는 무엇을 남겼는가? :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년간의 통화정책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이와 같이 공유했다.

한국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을 실시했기 때문에 비교적 점진적 금리 인상이 가능했고, 물가압력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반면 초저금리 기간 중 누적된 부동산 대출로 인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간 상충 문제도 어느나라보다 컸다.

2022년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5%에 달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중심으로 시장불안이 확산됐다. 팬데믹은 전례없는 보건위기였는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수 충격이 중첩되면서 통화정책적 대응에 어려움이 더욱 커졌다.

이에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지속하면서도 보완적인 시장안전화 정책을 통해 상충문제에 대응했다. 2022년 7월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50bp)를 결정했고, RP매입, RP대상증권 확대 등을 통해 시장안전화를 도모했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이와 같은 통화정책 경험은 과거에는 없었던 것으로, 중앙은행은 과거 경험에 얽메이기보다 새로운 경제상황에 보다 유연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분석능력과 정책수단을 갖춰야 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약 10년 전과 비교해 통화 정책의 최대 파급시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모형실 분석에 따르면, GDP의 경우 종전 5분기에서 4분기로, 인플레이션의 경우 8분기에서 4분기로 짧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IMF 논의를 우리나라에 적용해 보면, 그동안 환율변동 용인, 금융 심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확대 힘입어 금리정책의 파급시차가 단축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울러 민간부채 규모가 누증되고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금리인상으로 이자상환 부담이 높아지는 부(-)의 소득효과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최근과 같이 향후 성장과 물가 관련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기대관리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지난 1년 반 동안 정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것은 경제주체와 시장의 기대관리에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도 정책금리 전망의 시계 및 제시방식 등과 관련해 '조건부' 정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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