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e커머스 업체들이 배송 서비스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초저가 마케팅을 앞세워 한국 사업을 확장하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e커머스(C커머스)에 대한 대응책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심야배송'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오후 7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1시 사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심야배송을 운영하는 지역 고객은 오전 6시 이전에 받는 새벽배송과 심야배송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SSG닷컴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일부 피킹·패킹(PP)센터 권역 중심으로 '쓱배송 투나잇'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 점포 상품을 저녁 7시까지 주문하면 12시까지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 심야배송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에서 취급하는 차별화 상품을 배송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쿠팡은 반품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한 테스트에 한창이다. 쿠팡은 지난달 인천 일부 지역에서 야간 반품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한데 이어 이달에는 당일 반품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당일 반품은 당일 새벽·오전 배송 상품을 오후 2시 30분 이전에 반품 신청하면 오후 배송 기사가 수거하는 시스템이다. 야간 배송 기사가 반품 상품을 수거하는 야간 반품과 결합할 경우 24시간 상시 반품 체계가 갖춰지는 셈이다.
로켓배송 영역도 지방 소도시와 도서산간지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도 충청남도, 강원도 등 전국 각지에서 쿠팡로지스틱스 협력사들이 퀵플렉스 기사를 상시 모집 중이다. 강점인 물류 인프라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 배송 역량 차별화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도다.
11번가는 오픈마켓 셀러를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 '슈팅셀러'를 개시했다. 기존 직매입 기반 '슈팅배송'과 마찬가지로 오픈마켓 상품에도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e커머스가 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C커머스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C커머스와 똑같은 가격 정책으로 출혈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세분화·고도화하는 것이 고객을 붙잡아 두는 데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국내 브랜드 전문관 'K-베뉴' 상품의 배송 기간이 최대 3일로 국내 기성 오픈마켓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예고대로 연내 물류 거점을 마련하면 익일 배송 체계도 구축 가능하다. 올해 e커머스 주도권을 둘러싼 배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SG닷컴 관계자는 “고객 편의 제고를 위해 일부 지역에서 심야배송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며 “장보기 상품 중심의 '쓱배송', '새벽배송'과 다양한 상온상품 중심의 익일 '쓱원데이배송'을 아우르는 배송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속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