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종훈 형제 “사장직 해임은 감정적 결단, 부당 경영행위”

갑작스러운 해임 통보에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부당한 경영행위라며 오히려 현 경영진이 회사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가족 간의 불화가 이런 식으로 표출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며 “오는 28일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를 사장직에서 해임한 것은 사적인 감정을 경영에 반영시킨 것으로 매우 부당한 경영행위”라고 밝혔다.

이들은 “해임의 사유가 회사 명예 실추라고 하는데, 완전 적반하장”이라며 “오히려 현 경영진은 선대회장님이 일궈 놓으신 100년 가업 기업을 다른 기업의 밑에 종속시키는 것이 회사 명예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명백히 설명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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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미약품 임종윤, 임종훈 사장

이어 “한미 사우회 투표는 현 경영진의 부당한 영향력 아래서 이뤄진 행위”이라며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경영진의 지휘 감독을 받는 계열사 대표님들,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고통받고 있는 임직원의 고충이 얼마나 클지 헤아려져 매우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경영권을 다시 잡더라도 이분들에게 개인적인 불이익이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5곳 중 3곳이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서는 “IR팀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한미그룹과는 달리 저희 쪽에서는 주주 제안의 정당성을 설명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경우 저희는 접촉을 거의 하지 못했거나, 접촉하더라도 매우 늦거나 제한된 범위 내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럼에도 저희 쪽에 중립적이거나 옹호해 주시는 의견이 있었던 것은 현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이종 결합이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사진 선임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해 “국민연금 측에도 마찬가지로 저희 주주제안의 정당성을 설명할 기회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개인 거래와 회사 거래가 패키지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현 경영진의 컴플라이언스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점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에 진행된 이우현 OCI그룹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형제는 “솔직히 부끄럽다. 우리나라 최고의 변호인단을 통해 서면과 구두변론으로 주장한 내용이 모두 허구였음을 자인한 꼴”이라며 “신주발행은 회사 경영상 꼭 필요하고 나머지 거래는 별개의 사안이며 상속세 문제는 부차적이라고 하더니, 이우현 회장은 신주발행과 나머지 구주 매입 및 주식스왑은 패키지 딜이라고 못 박았고 임주현 사장은 이 모든 것이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닌 상속세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었음을 자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OCI와의 거래로 상속세 문제가 해결되면 오버행 이슈도 해결된다고 하는데, 그럼 경영권 박탈로 소액주주가 된 형제들이 주식을 팔게 된다면 그것은 오버행 이슈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법원에 의해 신주발행이 안될 경우 이 거래를 재고하겠다는 이우현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시총 7조의 회사를 저렴하게 인수하려는 계획과 그것도 법원에 의해 신주발행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포기하겠다는 각오밖에 없는 파트너에게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맡기겠다는 생각 자체를 이해할 수 없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 형제는 “다시 한번 호소하지만 더 이상 집안싸움으로 선대 회장님과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기 바란다”며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가 정상화되면 우리는 모든 가족과 신동국 회장님의 힘을 모아 가족 내부의 문제를 깔끔히 해결하고 선대회장님의 유지를 이어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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