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신체회로 망가뜨리는'황사·미세먼지', 심혈관·관절도 주의해야

봄이 다가오면서 최근 첫 황사가 함께 찾아왔다. 기온이 상승하며 대기정체 현상도 잦아지는 등 미세먼지가 쌓이기 좋은 조건들이 형성되고 있다. 이외에도 기상 전문가들은 중국지역 미세먼지 증가와 몽골 등 황사 발원지의 사막화가 심해지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짙어질 거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미세먼지가 늘어 날수록 호흡기와 혈관을 통해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미세먼지는 각종 장기에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세포를 노화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결국 이는 조직 손상의 원인이 되며 혈류를 따라 전신에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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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장

체내로 유입된 미세먼지는 혈액의 점성을 높여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이에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유럽지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개월 넘게 초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농도가 10㎍/㎥(마이크로그램 퍼 큐빅 미터) 증가할 때마다 심장 및 폐 질환에 따른 사망률이 최대 1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세먼지는 영향을 주는 부위와 정도에 따라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안구와 피부, 심혈관계 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혈관기능장애의 경우 가슴 압박감, 흉통,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또 이는 뼈와 근육, 관절등에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도 함께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관절의 안정적인 움직임과 영양 전달에 도움을 주는 관절액 분비와 관절 주변부 혈액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도 심혈관 질환이 근골격계에 미치는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논문이 소개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무릎관절염 환자 9541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혈압·당뇨병이 없는 집단의 무릎관절염 유병률 값을 1로 뒀을 때 고혈압(1.19)이나 당뇨병(1.26)을 앓고 있는 환자가 무릎관절염에 걸릴 확률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혈관계에 이상이 생겨 전신에 혈액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할 경우 산소와 영양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해 관절의 퇴행이 가속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호흡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고 염증을 완화해주는 식재료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표적으로 도라지는 편도의 염증을 줄이고 폐의 기운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 도라지속 사포닌 성분은 신체의 통증 유발물질을 억제해 진통 및항염 작용을 돕기도 한다. 실제로 한방에서는 도라지 등 약재들을 혼합해 조제한 보원고가 기관지 건강을 위해 널리 처방되고 있다.

생활 속 습관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출퇴근길에는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자. 모자, 스카프 등을 활용해 피부가 미세먼지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바로 샤워를 해 몸에 묻은 먼지를 씻어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전자기기도 먼지가 쌓이면 회로가 타버려 고장나거나 화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기계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신체의 건강 또한 마찬가지다. 길었던 겨울이 지나가고 있는 만큼 현명한 건강 관리로 새로운 계절을 활기차게 맞아보자.

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장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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