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응만변’이라는 원칙은 변화무쌍한 세상에 변함없는 자세로 대응하는 태도를 말한다. 지난 이백 년 동안 인류는 이전 이천 년 동안의 경험을 초월하는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이러한 신속하고 극단적인 변화는 세계를 더욱 불확실하고 때때로 위협적으로 느끼게 만들 수 있다.
정보성 뉴스, SNS 게시물, 일부 대중문화 콘텐츠는 순간적인 소비에 초점을 맞추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적 트렌드와 즉각적인 정보 전달을 목표로 한다. 이로 인해 그 내용은 빠르게 소모되며 쉽게 잊히고, 그 영향력은 짧고 때로는 부정적이고 불안감을 상승시킬 수도 있다.
반면, 소설, 미술 등 전통적 예술 형태의 창작자들은 더 지속적이고 심오한 경험을 탐구한다. 즉, 큰 그림을 그린다. 이들은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이러한 예술은 때로는 수십, 수백 년에 걸쳐 깊은 영향력을 남긴다.
특히, 과학 소설 작가들은 과학기술로 인한 불안과 불확실성을 창의적인 이야기로 바꾸는 능력을 발휘한다. 그들은 우리가 직면한 과학적, 사회적 변화를 탐구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함으로써, 독자들이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돕는다. 변화무쌍하고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이러한 작품들은 희망과 영감, 그리고 용기가 감도는 고요한 안식처를 내어준다.
그런 오아시스를 맛보기 위해 읽을 SF 작품들을 추천한다. 필자가 추천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니즈에 맞게 스스로 찾는 방법을 알려드리겠다.
1. 챗GPT나 구글 바드로 들어가서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드라마, 영화, 소설을 5 작품 정도(SF는 1개만 쓴다. SF 작품들은 생각보다 적어서 비교군으로 쓰기 힘들다) 나열한다. 그리고 문화 평론 전문가의 입장에서 위의 작품들이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2, 위의 공통점으로 볼 때 좋아할 만한 SF 작품들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한다.
1의 질문에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답변들이 제시될 것이다. 당신은 심리적인 관계성을 관심 있어 한다든가, 모험 이야기를 좋아한다든가, 깊이 있는 캐릭터 묘사를 좋아한다든가. 만약 AI의 답변이나 분석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질문의 예시나 제시된 콘텐츠 목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진심으로 좋아했던 콘텐츠들을 다시 생각해 보고 재질문하라.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에서 일관된 통일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자기 자신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진다. 자신이 독자로서 어떤 스토리를 좋아하는지 그 패턴에 유의한다면 자아 성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메타인지, 즉 자기성찰 능력은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체육계, 예술계, 경제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높은 메타인지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필자소개/ 윤여경
문화기획자이자 비영리 문학단체 퓨쳐리안 대표, SF 스토리텔러. 2017년 ‘세 개의 시간’으로 제3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했다. 2023년 제6회 CISFC 과학소설 국제교류 공로 훈장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금속의 관능’, SF 앤솔러지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우주의 집’ ‘끝내 비명은’, ‘매니페스토’, 장르 창작법 앤솔러지 ‘장르의 장르’, 장편소설 ‘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 등이 있다. 한·중·일 아시아 설화 SF 프로젝트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을 기획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예술적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서 작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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