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일 관련 기사가 나오고, 새로운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을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도 3곳이나 등장했다.
한국에는 이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3개 인터넷전문은행이 성행 중이다. 2017년 4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영업을 개시한 후,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차례로 문을 열었다.
불과 7년 만에 인터넷은행 3사가 국내 금융권에 몰고 온 변화는 엄청나다. 특히 기술 기반 금융 기업이 새롭게 금융을 설계하며 고객 입장에서도 금융 산업 방향성을 크게 바꾸어 냈다고 생각한다.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되고 다양한 방식의 예·적금 상품이 등장하며 10대, 20대 고객들이 금융을 재미있게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점도 1세대 인터넷은행 3사가 이끌어 낸 변화상이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에 요구되고 있는 포용성 관점에서는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남아 있다. 전통적인 금융기업들은 물론 1세대 인터넷은행 3사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여전히 발전할 여지가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제4인터넷은행, 즉 2세대 인터넷은행에 기대하고 있는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포용 금융'이란 '금융 소외계층에게 금융 접근성을 높여 취약 가구 및 기업에 대한 기회를 확장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문구만을 놓고 보면 다소 감성적인 접근을 상상할 수도 있다. 예컨대 '소득이 충분하지 않아 대출을 받기 어려운 계층'이나 '디지털 리터러시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 고령층'이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접근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포용 금융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보다 기술적 관점 접근이 필요하다. 즉 이들에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정교하게 분석해 각각의 사람이나 기업마다 개인화되고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축적해야 할 데이터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포용 금융을 위해 분석해야 할 금융소외계층 데이터는 과연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까? 이에 대한 실마리는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각종 데이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에는 전체 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운 45%가량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쪽은 어떠한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1년 기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기본 통계'에 따르면, 기업 수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9%(기업 수 기준)가 소상공인·중소기업이다. 종사자 수 기준으로는 45.8%가 소상공인, 소·중기업이 35.1%로, 전체 80.9%가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우리 모두 가족이나 친지 중 누군가는 이 분류에 포함된다고 해도 무방할 만한 수치다.
이 두 가지 요인과 맞물려 주목할 만한 통계는 한국에 거주 및 체류하는 외국인 증가 추세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전체 인구 대비 4.37%가 국내 체류 외국인이다. 외국인 취업자 수도 2023년 92만명대를 기록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상태다.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취업하고 있는 광·제조업의 경우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비중이 높아진다. 이들이 편리하고 안정된 금융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한국 지역 경제의 유지와 발전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UN 산하의 세계은행(World Bank)은 포용 금융에 대해 '개인과 기업이 각자의 필요에 맞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유용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만일 한국에 2세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구분될 제4인터넷은행이 탄생한다면 '지속 가능한'이라는 발전된 포용 금융을 이루어 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명확한 포용 금융 어젠다 설정과 생성형 AI, 빅데이터 분석 등 고도의 기술력을 동반한 플랫폼 개발이 필수적임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이사 hwkim@travel-wallet.com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