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텍이 인쇄회로기판(PCB) 하부에서 레이저를 쏴 반도체 칩을 접합하는 신개념 본딩 장비를 개발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로직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겨냥한 것으로, 연말 양산에 돌입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프로텍은 AI 반도체용 레이저 본더를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와 공동 개발하고 대만 후공정(OSAT) 업체 A사에 시험 납품한 레이저 본더의 양산형 장비로, 대량 생산에 적합하도록 레이저 헤드를 늘린다.
레이저 본더는 레이저를 통해 반도체 칩을 붙이는 장비다. 통상적으로 상부에서 열이나 압력 등을 가하지만 프로텍이 개발한 장비는 정반대다. 칩이 부착된 상부가 아닌 PCB 하부에서 적외선(IR) 레이저를 조사해 범프를 녹여 붙인다.
상부가 아닌 하부를 택한 건 반도체 칩에 미치는 손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위에서 가해지는 열이나 압력이 없기 때문에 인터포저 위에 위치한 로직 칩, HBM에 대한 손상 우려를 줄일 수 있다.
또 열원이 레이저이기 때문에 2~3초면 본딩 공정이 끝나 생산성이 높고, 열 노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PCB 휨 발생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AI 서비스들은 GPU와 HBM을 조합한 반도체를 기반으로 구현된다. 구체적으로 GPU 로직칩과 HBM을 인터포저에 부착해 통신이 가능토록 연결하고, GPU·HBM이 다른 부품들과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인터포저를 PCB 위에 부착한다. 이렇게 완성된 반도체를 통상 AI 반도체라고 부른다. 프로텍 장비는 이 GPU와 HBM이 올라간 인터포저를 PCB와 결합할 때 쓰인다.
프로텍은 반도체 인터포저와 PCB를 연결하는 본딩 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는 HBM 본딩 장비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레이저 광원을 적용, 생산원가를 50% 낮춘 2세대 본딩 장비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에는 독일 부품을 사용해왔다.
프로텍은 레이저 본더로 주요 OSAT 업체와 첨단 패키징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프로텍 관계자는 “2.5차원(D), 3D 패키징 시장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단계적으로 공략해 적용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