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자동화(EDA)·설계자산(IP) 업계 매출이 증가 추세다. 반도체 시장 회복에 따라 신규 개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기업들은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률을 예고했다.
반도체 EDA 및 IP 업계 양대산맥인 시높시스와 케이던스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약 15% 수준이다. 1월 회계 연도가 끝나는 시높시스는 작년 매출 58억4620억달러를 기록, 2022년 50억8200만달러 대비 15% 성장했다. 케이던스도 40억9000만달러 매출을 거둬 전년(35억6200만달러) 대비 14.8% 성장률을 달성했다. 작년 한해 분기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회사에 이어 세계 EDA 3위인 지멘스EDA는 따로 매출을 집계하지 않지만, EDA가 포함된 디지털인더스트리(DI)의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비슷한 성장세로 분석된다. 이들 세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글로벌 EDA·IP 시장 핵심 기업들의 매출 성장은 반도체 시장 수요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평가된다. EDA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반도체 회로를 미리 그려보는 설계 작업에 필요한 도구다. IP는 반도체에서 특정 기능을 하는 회로 단위(블록)로, 설계 및 제조 공정 최적화의 필수 요소다.
모두 반도체 설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주요 공급업체 매출 증가는 EDA와 IP 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즉 반도체 신규 설계 등 개발 프로젝트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EDA·IP 시장은 반도체 전주기에서 가장 초기 단계로, 향후 제조 공정과 패키징·테스트 및 유통까지 반도체 시장 회복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높시스와 케이던스는 올해 실적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예고했다. 시높시스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로 최대 66억3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작년 대비 13.5%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을 가이던스로 제공하는 케이던스는 올해 약 56.2% 성장률을 전망했다. 작년 순이익 10억4100만달러에서 16억2600만달러로 가파른 성장세를 내다본 것이다.
EDA·IP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고 3차원(3D) 집적 반도체 개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신규 EDA와 IP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도 이같은 수요가 EDA·IP 업계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