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우리나라 국민의 63%가 즐기는 대표적인 여가 활동이다. 1월 30일에 있었던 제7차 민생토론회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룬 주제도 '게임이용자의 권익을 높이는 게임산업 생태계 조성'이었다. 게임이용자의 권익 보호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다. 하나는 게임이용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보호하는 것, 다른 하나는 게임이용자의 권익이 침해되었을 때 이를 사후적으로 구제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두 가지 권익 보호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정위, 경찰청 등과 함께 마련했다.
먼저 게임이용자의 사전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국내대리인 제도 도입, 온라인·모바일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한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제도 도입으로 게임사는 무상으로 얻은 아이템을 제외하고 직·간접적 구매로 획득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그 확률을 전부 투명하게 공개한다. 개정된 법과 시행령은 올해 3월 22일부터 시행된다. 문체부는 이에 관한 세부 기준과 예시를 담은 해설서를 지난 2월 19일에 배포했다. 제도 시행 후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함께 확률 표시위반에 대한 모니터링도 진행하며, 이를 위반할 땐 시정 권고, 시정 명령 등을 통해 게임사들이 의무를 이행토록 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해외 게임사에 법적 실효성을 마련하기 위한 국내 대리인 제도를 도입한다. 현재 해외 게임사들은 국내 대리인이 없어 법적 의무를 부여할 수단이 제한돼 있다. 이에 게임산업진흥법과 전자상거래법상 국내 대리인 제도를 적용해 국내에 서비스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에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하여 국내법상 의무사항을 준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유료 아이템 구매를 유도한 후 갑자기 서비스를 종료하는 소위 '먹튀게임' 퇴출을 위해 공정위의 온라인·모바일게임 표준약관을 개정해 게임 서비스 종료 시 3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환불 접수와 이행을 담당하는 게임아이템 환불전담창구 운영을 의무화한다.
게임이용자의 피해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기능 강화, 공정위에서 담당하는 동의의결제 도입, 경찰청의 게임 소액사기 전담수사관 지정 등 사후 권익 구제 방안을 추진한다. 먼저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 조정기능을 도입한다. 이를 추가한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심의 중이며,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콘텐츠진흥원(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소비자원(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간 업무협약을 통해 게임 관련 집단분쟁을 소비자원으로 이관해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송 제기 없이 게임이용자들에게 발생한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는 '동의의결제' 도입도 추진한다. 동의의결제는 사업자의 소비자 기만행위가 있을 때 사업자 스스로 시정방안을 마련하고 공정위가 이를 인정하면 사건이 신속하게 종결되는 제도로, 소비자가 피해에 상당하는 금액을 빠르게 보상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공정위는 올해 3월경 입법예고를 통해 전자상거래법상 동의의결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게임 내 소액사기에 대한 대응을 위해 전국 150개 경찰서에 200여 명의 전담 수사관을 지정할 예정이며, 신속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경찰청과 게임사가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다.
문체부는 공정위,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힘을 합쳐 게임이용자 권익 제고 방안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지만, 이용자들의 권익은 정부 노력만으로는 온전히 보호되기 어렵다. 가장 필요한 것은 실제 게임을 만들고 운영하는 게임업계의 동참이다. 2022년 기준 22조 원에 이르는 국내 게임산업 성장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게임을 사랑하는 이용자가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게임업계가 정부의 게임이용자 권익 보호 방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이용자 신뢰를 회복하고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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