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또다시 경선룰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검장 출신 정치 신인가산점 20% 적용을 지금 당장 철회하라”며 “검찰 최고위직인 고검장출신 정치신인가산점 20%는 검사독재정권 심판이라는 민주당의 총선 기조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으로 민주당 총선패배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내에서는 검사장급 출신 정치인에 대한 신인 가산점을 기존 10%에서 20%로 높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인재로 영입된 뒤 전북전주을에서 전략 경선을 치르게 되면서부터다. 현재 이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김윤태·양경숙·이덕춘·최형재 후보 등과 함께 5인 경선을 치러야 한다. 가산점 반영 비율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공천 가능성이 커지는 탓이다.
다만 검사장급 출신에 대한 신인 가산점을 높일 경우 현재 다른 지역에 도전 중인 검사장급 인사 등도 해당 조항의 혜택을 보게 된다. 공교롭게도 해당 인물들은 모두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검사장급 인사 중 민주당에서 22대 총선에 도전하는 인물은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광주광산갑)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광주서구을) △신성식 전 수원지검장(전남순천광양곡성구례갑) 등이다. 이 의원은 박 전 광주고검장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 의원은 “검사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행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장악하려 시도하는 윤석열-한동훈 사단의 정치검사 공천을 민주당도 함께 동조하는 것”이라며 “검사독재정권을 용인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입법부까지 검사독재정권 손에 맡기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 참으로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신인 가산점 자체에 대해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 의원은 “이성윤 전 서울지검장은 현직에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윤석열-한동훈 체제와 부단하게 싸운 사람이다. 다만 총선을 준비하지 않았기에 (자신이 모은) 권리당원이 있지 않을 것이기에 정치 신인 가점을 주는 건 불공정하다고 말할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특정 후보를 세워야 한다면 차라리 전략공천을 하라. 불공정하게 보이는 방식으로 경선이 진행되면 원칙 없는 당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정의와 공정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다만 민주당 측은 검사장급 인사에 대한 가산점 비율을 높이는 문제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경선 중인데 룰을 변경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행위”라고 부인했다. 당대표실 관계자도 “해당 사항은 경선 중 룰을 바꾸는 것이어서 말이 안 된다. 논의한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