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반도체, 中 법인 매각…국내·필리핀서 고부가사업 집중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SFA반도체가 중국 법인을 매각한다.

SFA반도체는 이달 초 중국 법인 매매 계약서를 현지 기업과 체결했다. 회사 측은 매각 절차가 진행 중에 있어 매수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았지만 대만 폭스콘 중국 계열사로 알려졌다. 정부 승인을 확보할 경우 올해 상반기 중 거래가 종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FA반도체가 중국 법인을 정리하는 건 현지 기업 대비 사업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은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원가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이 중국 첨단산업 고도화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전방위 제재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립을 위해 3000억위안(약 55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 반도체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SFA반도체는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현지 법인 매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FA반도체 중국 법인 실적도 감소 추세다. 지난 2021년에는 매출 386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올렸지만 2022년에는 매출이 343억원으로 11.1% 감소하고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42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SFA반도체는 중국 법인 매각 이후 핵심인 한국과 필리핀 법인 사업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은 고부가 제품인 인공지능(AI) 반도체 강화를 위해 웨이퍼 범핑과 패키징, 테스트 연계 사업을 확보해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범핑을 증설 중으로 지난해 기준 생산 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간 2만6000장으로 전년(2만4000장) 대비 10% 가까이 늘었다. 필리핀 법인은 인건비가 낮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효율적 자원 운영으로 수익성 향상을 꾀할 예정이다. 고부가 D램인 DDR5 수요 대응을 위해 선제적인 양산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SFA반도체 관계자는 “경쟁력 확대가 가능한 핵심 사업 집중 육성으로 추가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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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