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전기 이륜차 전환 예산 집행 지침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 플랫폼이 보조금 지원, 보험료 인하 등 실효성 있는 지원을 촉구했다.
19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배달 플랫폼사와 함께 전기 이륜차 전환 간담회를 개최, 의견을 수렴했다. 해당 간담회에서 플랫폼사는 정부의 유의미한 지원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라이더가 체감할 수 있는 보조금 지급이 필요하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이륜차를 구매할 시에만 평균 8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 중이다. 업계는 현장에서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에게 보조금을 추가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상운송용 보험에 3개월 이상 가입된 라이더가 추가 지원금의 유력한 수혜자로 꼽혔다.
다만 평소에는 가정용 보험을 사용하다가 업무 시간에는 시간제 보험으로 전환하거나, 법인 명의의 이륜차에 가입된 유상운송용 보험을 사용하는 라이더가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기 위한 추가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교환스테이션(BSS) 설치 대수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배달 피크타임에 주유하는 것보다 배터리 충전소를 찾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콜 수행률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서다. 이와 함께 전기 이륜차 보험료 인하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전기 이륜차 중고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는 점 또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꼽혔다. 장기간 배달업에 종사하는 라이더가 드물기 때문에 중간에 이륜차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재판매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현장에서는 전기 이륜차를 구입하는 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경부는 전기 이륜차 활성화를 위해 플랫폼사에게 내연기관 이륜차 사용자에 대한 △배달비 차등 지급 △배달 콜 선별 분배할 것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방안이 배달 생태계와 다소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장 반발 및 배달 품질 저하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일부 배달 플랫폼의 경우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지 않아 제공할 수 있는 유인책에 한계가 있다.
환경부는 이륜차 전환 활성화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배달 플랫폼 업계와 MOU 체결을 논의 중이다. 배달 플랫폼이 전기 이륜차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토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정밀한 지원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개인 혹은 법인 명의의 전기 이륜차 구매 정보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배달 전기 이륜차 전환이 가시화된 가운데, 현장의 애로사항을 환경부와 논의했다”며 “다만 전기 이륜차 활성화를 위해 주무부처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한데 비해 관계자의 현장 이해도가 낮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