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주택담보대출 중개 시장의 변화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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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영 베스트핀 대표

많은 소비자가 집을 구할 때 대출을 함께 고민하며, 필요한 대출금액과 최대한 싼 금리로 대출을 받고자 한다. 과거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주거래은행을 방문하거나, 부동산에서 소개받은 대출상담사에게 일일이 소비자 스스로 대출 조건을 확인하며 비교해야만 했다.

그럼, 이런 대출 중개를 하는 대출 상담사라는 직업은 언제부터 생겨난 걸까?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씨티은행, HSBC 등 외국계 은행이 국내 소비자 금융을 처음 시작하면서, 은행직원을 대신해 대출 중개를 하는 '대출상담사'라는 직업의 등장은 어언 30여년이 다 되어간다. 이런 대출상담사를 관리하는 대출모집법인은 은행과 대출업무 위탁계약을 하고 대출중개업을 영위해 왔다. 이들은 과거에는 금융감독원 '대출모집인 모범규준'이란 규정 아래 감독되었고, 현재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대출성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으로 구분돼 관리 감독되고 있다. 또 이들은 현재까지 한 금융회사 상품만 전속으로 판매하는 1사 전속이라는 규제에 묶여 있다.

이런 대출성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 중 온라인의 경우 혁신금융서비스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1사 전속 규제가 해제되면서, 여러 금융사 상품을 한 플랫폼을 통해 비교하며 판매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이를 통해 모두가 아는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담비 등이 대출 비교플랫폼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온라인 대출비교플랫폼의 등장으로 정보 비대칭성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해소됐고, 모든 절차가 비대면으로 가능한 신용대출 비교시장에 진입, 뒤이어 올해는 대부분 주택담보 대출 비교까지 영역을 확장하기에 이르렀다.

신용대출 대환대출 플랫폼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총 10만5696건으로 대출자산 2조3778억원이 이동했고, 올해는 주담대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이 론칭돼 영업 4일 만에 약 9만6000명의 차주가 대환대출을 위해 기존 주담대를 조회했다. 대출 비교 플랫폼과 금융회사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신청된 대출 규모는 약 1조30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정부 주도 대환대출의 등장은 소비자가 조금 더 쉽게 대출금리를 비교하고, 갈아타게 해 금융사 간 경쟁 촉진과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키는 것에 의미가 있다. IT의 급진적인 발달과 더불어 모든 것이 모바일로 가능한 신용대출의 경우 대부분 판매채널이 온라인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만 '주택담보대출도 이런 비대면으로 100% 구현이 가능할 것일까'라는 의문은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갖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집을 구입하면서 소유권이 매수인(소비자)에게 이전되며 발생하는 대출이기 때문이다. 개인별로 모두 다른 대출 규정(DSR, DTI 등)과 복잡한 프로세스를 처리하기에는 많은 부분을 은행직원이나 대출상담사가 함께 상담하며 처리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16일 규제개혁권고위원회는 오프라인 대출모집인 또한 1사 전속의무 폐지를 권고했고, 현재 관련 감독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대출성 판매대리중개업의 1사 전속이 폐지되기 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선제되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는데, 대출상담사 관리 감독 규정 강화, 불완전판매 최소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출성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 협회가 출범한 배경이기도 하다. 협회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대출 시장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대출상담사의 전문성과 윤리성 제고를 위한 관련 교육 및 연수를 실시하여 산업에 필요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문제는 이러한 소비자 요구와 사회 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금융사의 채널 다양화다. 온라인 대출플랫폼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우수한 대출상담사가 양성돼도, 금융사가 자사 채널 이외에 상품 판매를 하지 않을 경우 결국 소비자는 다양한 상품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한 주택담보 대환대출이 목적대로 금융사 경쟁 촉진을 통한 소비자의 대출 금리인하 혜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온라인·오프라인 구분 없는 1사 전속제도의 조속한 폐지와 모든 금융사가 대출 중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출 중개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제는 사회 변화에 따라 소비자 입장의 편익을 생각하며 다양한 선택권을 펼쳐주는 금융회사에 결국 소비자도 손을 들어주지 않을까 조심스런 기대를 해본다.

주은영 대출성 상품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 협회장 ceo-joo@bestf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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