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센서 없이 물건 상태를 확인하는 소프트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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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LF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 로봇이 토마토를 수확하는 모습

물건 크기와 표면 상태를 센서 없이 측정하는 소프트 로봇 팔이 개발됐다. 소프트 로봇은 딱딱한 금속 구조물이 아닌 연성 소재로 제작된 것으로, 움직임이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네덜란드과학연구소 AMOLF 연구진은 최근 딱딱한 내장 센서 없이 외부 물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물건 크기와 무게 등을 확인하려면 이를 움직이려는 로봇팔에 센서를 장착해야했다. 비전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새로 개발한 기술은 소프트 로봇의 동력원이 이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할 수 있다고 AMOLF 연구진은 설명했다. 바로 소프트 로봇 팔을 움직이는 공기압이 주인공이다.

연구진은 지난 2022년 공기압 밸브를 이용, 외부 환경 변화에 반응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실리콘 고무로 만든 밸브는 작은 흠이 있는데, 공기 압력이 커지면 열리고 압력이 줄어들면 닫히는 원리로 움직인다. 마치 실리콘 고무 손가락이 공기압에 따라 피아노를 치는 듯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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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로봇 동작 원리

연구진은 기술을 더욱 발전시켰다. 물건을 쥐는데 필요한 공기압에 따라 움직임에 변화를 주도록 한 것이다. 안정적으로 물건을 쥘 때까지 얼마나 많은 압력이 필요한지 시스템이 측정하는데, 이를 통해 물건의 크기나 표면 정보를 확인한다. 시스템은 이 정보로 다음 수행할 작업을 결정하고 공기압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다. 시스템은 로봇팔 외부에서도 측정이 가능해 움직임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

만약 토마토를 수확한다면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 로봇은 네개의 실리콘 고무 손가락으로 토마토를 쥐고 회전시켜 뽑을 수 있다. 쥐는 과정에서 압력을 측정, 로봇 손가락이 토마토를 제대로 쥐는지 파악할 수 있다.

토마토 분류도 가능하다. 너무 익어버린 토마토는 잘익은 토마토 대비 쥐는데 공기압이 더 낮게 측정된다. 압력이 높으면 토마토가 터져버리기 때문이다. 낮은 압력값으로 수확된 토마토는 따로 보관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은 기존 단단하고 딱딱한 센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부연했다. 현재 센서는 부드럽고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진 '소프트로봇'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특히 식품이나 의료 분야에서 소프트 로봇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AMOLF 연구진은 “이 시스템의 장점은 다양한 소프트 로봇에 기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크기나 표면 상태 외에도 무게와 같은 다른 유형의 측정 기술도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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