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물류창고가 5000개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성장한 영향이다. 해외직구를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8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물류창고 수는 총 5133개다. 지난 2018년 2718개였던 물류창고가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물류창고 증가 속도는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가팔라졌다. 지난 2019년 전년 대비 343개가 추가된 이후 2020년 397개, 2021년 429개, 2022년에는 544개가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702개가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신규 물류창고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등록된 물류창고 중 서울·경기·인천 신규 창고 수는 1319개로 전체 54.7%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075개로 가장 많았고 △인천 205개 △경남 185개 순이었다.
종류별로는 식품 창고가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말 기준 식품위생법을 적용 받는 냉동·냉장 창고는 지난 2019년 대비 68.8%가 늘어난 802개다. 같은 기간 축산물 보관 창고는 94.6%가 늘어난 903개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변화는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 쇼핑 규모와 관련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비대면 소비 문화가 정착하면서 e커머스 물량을 소화하는 창고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은 50.5%로 처음으로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지난해 심화됐던 물류창고 과잉 공급 문제도 점차 풀리는 모양새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사 존스랑라살(JLL)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대형 물류창고 순흡수면적은 전년 대비 131% 상승한 110만평으로 임차 활동이 다시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신규 공급에도 e커머스 사업 확장에 힘입어 공실률 변동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e커머스가 새로운 수요자로 떠오를 지도 관심이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최근 국내 물류 거점 마련을 위해 다양한 창고 매물을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 창고 과잉 공급으로 공실률이 크게 높아졌지만 창고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향후 해외직구 플랫폼 등 e커머스 소비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돼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