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핀테크 업계가 투자 한파 직격타를 맞았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투자가 반토막이 난 핀테크 업계는 하반기 금리 인하 시그널에 맞춰 반등 기회를 모색한다.
12일 서울핀테크랩과 혁신의숲이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핀테크 투자 금액은 1조3690억원으로 전년 2조9100억원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4분기에도 투자 위축 기조가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핀테크 투자 금액이 반토막 난 셈이다.
투자 건수도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내 핀테크 투자건수와 투자금액은 2018년 이후 지속 증가세를 이왔다. 2021년 8조원대로 투자금액이 정점을 찍고, 2022년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투자 금액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투자 건수는 혁신 스타트업 초기 투자 확산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2년 168건까지 늘었던 투자건수는 지난해 두 자리수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 한파 여파를 국내 핀테크 업계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핀테크 투자는 2849건, 305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2022년 대비 50% 감소, 2021년의 4분의 1 수준이다.
고금리·경기 위축 등이 핀테크업계 투자 가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핀테크업계 특성상 당장의 성과보다 미래 가치에 투자해야하는 상황에서, 경기위축 시장은 핀테크업계 투자 혹한기를 불러왔다. 스타트업 투자 한파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버텨오던 국내 핀테크 업계도 피해를 정면으로 맞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 하반기 얼어있던 투자 환경이 점차 해빙기로 들어설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경기 활성화가 기대되고, 그간 비상장 벤처기업들의 몸값 하락이 이어져 투자자들의 투자 의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규제완화 움직임도 국내 핀테크업계에 호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기관투자 허용,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 허용 등 핀테크 업계에 대양한 규제 개선 움직임과 대환대출 인프라 등 금융당국 주도 서비스가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이를 통해 최근 몇년간 이어진 투자 혹한기를 견뎌낸 핀테크 업체들이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도, 신규 투자 유치와 신사업 수익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