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 올해 전해액 생산능력 약 2배 증설…“글로벌 2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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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 폴란드 전해액 공장 전경. (사진=엔켐 제공)

국내 최대 전해액 기업인 엔켐이 올해 생산능력을 2배 가까이 확대한다. 전해액은 배터리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할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이차전지 필수 소재다. 중국 틴츠에 이어 글로벌 2위 전해액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엔켐은 전해액 생산능력을 지난해 42만톤 규모에서 올해 80만톤으로 38만톤 늘린다. 생산능력 확대는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회사는 테네시주 전해액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이 공장은 연간 생산 능력이 17만5000톤 규모로 올해 말 완공될 계획이다. 기존 조지아 공장 생산능력도 3만5000톤 늘어, 미국에서만 올해 20만톤 정도의 대규모 증설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공장 물량은 국내 이차전지 고객사의 현지 생산라인으로 공급된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JV) 얼티엄셀즈, 일본 배터리 업체와 미국 전기차 기업 등에 전해액 공급을 시작했거나 납품할 예정이다.

유럽의 경우 폴란드 브로츠와프와 헝가리 코마롬 전해액 공장 생산능력을 각각 3만톤씩 늘린다. 이렇게 되면 양 공장은 10만5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폴란드와 헝가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현지 배터리 공장 전해액 수요에 대응한다. 프랑스 기업인 베르코와 ACC, 유럽에 공장이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와도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중국 장가항과 조장 전해액 공장은 올해 생산 능력을 각각 3만톤과 5만톤 이상 늘린다. 증설이 완료되면 해당 공장에서 11만톤, 15만5000톤의 전해액을 생산할 수 있다. 중국 공장 물량은 국내 배터리 기업의 현지 공장뿐만 아니라 CATL이나 신왕다 등 중국 이차전지 기업에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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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 로고

엔켐이 올해 전해액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리는 건 전기차 업황 둔화에도 배터리 시장 성장세 자체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글로벌 전해액 수요가 지난해 120만톤에서 올해 150만톤으로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늘려 시장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으로 탈(脫)중국 필요성이 높아지는 점도 생산능력 확대 배경이다. 전해액은 IRA 규정상 배터리 부품에 해당되는데, 중국산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엔켐은 중국과 경쟁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올해 총 38만톤 수준의 증설이 이뤄지면 엔켐은 중국 캡켐을 제치고 생산 능력 기준 글로벌 2위 기업이 될 수 있다. 현재 1위 업체는 중국 틴츠다. 2026년 이후에는 생산 능력을 100만톤 이상으로 확대, 틴츠를 넘어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엔켐 목표다.

엔켐은 틴츠, 캡켐, 궈타이화롱 등 중국 전해액 업체 대비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생산 능력 확대 이외에 원재료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새만금에 전해액 핵심 원재료인 리튬염(LiPF6) 공장을 건설 중이다. 향후 10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 올해 말까지 리튬염 공장을 완공해 2026년에 5만톤, 2030년에는 1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엔켐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와 수직계열화에 따른 원재료 공급망 강화를 통해 글로벌 1위 전해액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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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켐 글로벌 생산 공장 (자료=엔켐)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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