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강국' 일본이 한국 웹툰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본 웹코믹 플랫폼 메챠코믹까지 국내 웹툰 IP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팔을 걷어부쳤다. 라인망가, 픽코마 등 한국 웹툰이 일본 만화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K-웹툰발 글로벌 시장의 IP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웹코믹 플랫폼 '메챠코믹(메챠코미)'을 운영하는 아무타스(Amutus)는국내 웹툰 지식재산권(IP) 업체 크랙엔터테인먼트에 18억원을 투자했다. 아무타스는 지분 약 10%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크랙엔터테인먼트는 레진코믹스 출신 인력이 2021년 창업한 회사다. 네이버웹툰, 피너툰, 리디 등에 오리지널 웹툰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웹툰 작가와 작품을 섭외하고 스토리 기획과 제작 등 오리지널 웹툰 IP를 생산한다.
아무타스는 일본 최대 웹코믹 플랫폼 메챠코믹을 운영하는 회사다. 메챠코믹은 쇼넨점프플러스, 매거진포켓 등 출판사앱을 제외하면 일본 웹코믹 플랫폼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메챠코믹에서는 주로 출판용 만화를 웹기반의 전자책 형태로 서비스한다.
아무타스가 국내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나선 까닭은 라인망가, 픽코마 등 한국 웹툰 플랫폼이 일본 만화시장에서도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어서다. 라인망가와 픽코마는 2020년 안팎으로 일본 앱을 제치고 모바일 통합 앱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출판책을 기반으로 한 일본 만화와 달리 제작 단계부터 모바일 환경에 맞게 세로 읽기 중심으로 만들어진 한국 웹툰이 일본 시장까지도 장악하고 있어서다.
크랙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 역시 일본 만화시장에 웹툰 환경에 적합한 IP를 공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무타스는 크랙엔터테인먼트에 앞서 웹툰 작가를 위한 팬커뮤니티 서비스 '숄더'를 운영하는 비랩트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비랩트는 아무타스의 전략적 투자를 계기로 국내 웹툰 작가의 일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앞서 2019년에는 20~30대 여성향 웹툰을 주로 서비스하는 한국 웹툰 플랫폼 피너툰을 그룹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아무타스 이외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웹툰 IP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건담, 드래곤볼 등 일본 최대 IP기업인 반다이도 웹툰 스튜디오 와이랩의 일본 지사에 15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이미 아마존과 애플도 속속 웹툰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웹툰 제작사 및 플랫폼과 협업을 개시했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세계 최대 만화 강국이지만 웹툰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우수한 웹툰 작품을 독점으로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모바일 시장에 적합한 세로 읽기 방식의 웹툰 제작에 강점을 가진 한국 웹툰 IP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전략적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