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위성통신기업 AST스페이스모바일에 수백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통신을 통해 안드로이드 이용자경험을 확장하고, 인프라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 기업의 잇따르는 투자를 계기로 위성통신 시장에 자금이 몰리며 생태계를 확장할지 주목된다.
AST스페이스모바일(스페이스모바일)은 최근 구글과 AT&T로부터 총 1억5500만달러(약 207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스페이스모바일은 각사별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자금력과 행보를 고려할 때 최소 수백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AST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앞서 투자를 약정한 보다폰을 합쳐 약 2억달러가 넘는 글로벌 신규 투자를 유치해 기술혁신에 활용한다는 목표다.
구글의 글로벌 위성통신기업 투자가 공식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구글은 자체 네트워크 확보 전략 영역을 위성통신까지 넓히고 있다.
스페이스모바일은 구글과 협력을 통해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와 우주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제품 개발, 테스트 및 상용화에 협력한다. 안드로이드OS가 위성통신에 최적화 될 수 있도록 내재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구글의 통신·인프라 사업으로 영역 확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구글은 구글 파이버(유선인터넷), 해저케이블, 구글파이(알뜰폰) 등 자체 인프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최근 알리아(AAlyria)를 분사했다. 유무선 네트워크, 위성통신 등 통합 네트워크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술 기업이다. 통신 네트워크·서비스가 다양화, 진화하는 상황에서 핵심 통신 기술을 확보하려 한 것이다.
콘텐츠 기업으로서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한 도로 역할을 하는 인프라 영역에 지속 침투하면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통신사업자와 망 이용대가 분쟁 등에서 협상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이스모바일은 글로벌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스페이스엑스 스타링크에 대항하는 기술혁신을 지속한다는 목표다. 스페이스모바일은 축구장 크기의 위성기지국인 '블루워커3' 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5G 이동통신을 시연했다. 위성기지국은 최대 40㎒ 용량을 지원하도록 설계돼 최대 120Mbps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반면 스타링크는 LTE 위성기지국을 탑재하고, 현재 문자메시지부터 우선 시작할 계획이다. AT&T는 앞서 스타링크와 손잡은 T모바일에 대항하기 위해 스페이스모바일과 협력을 구축했다.
국내 연구기관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위성통신 분야 투자와 관심이 대세가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위성통신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