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적극 지원해 초거대 AI 국가 생태계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도 국가가 되려면 AI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저작권, 개인정보, 정보보호 등 규제 혁신과 AI 인프라 구축, AI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생성형 AI 모델 학습 데이터에 저작권이 있으면 원칙상 저작권자 이용 허락을 받아야 적법한 사용이 되지만, 현실적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기계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개별 동의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정보분석 목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하면 저작권자의 저작물을 AI 학습용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텍스트 데이터 마이닝(TDM) 면책규정이 한국에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성형AI 출현에 따라 데이터 학습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학습 데이터에 부정확하거나 제한적이면 생성형AI는 편향성과 결함을 가진다. 이는 신뢰도 저하로 이어진다. 하지만 AI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 교수는 “공개된 개인정보는 개인 식별이 아닌 AI 학습을 목적으로 하면 정보주체 동의 없이 수집, 이용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활용도를 높이려면 정보보호와 환각현상(할루시네이션)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하다. 보안이 중요한 공공이나 금융에서 AI를 활용하는 과정에 고객정보, 보안 등이 유출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정보보호를 하려면 보안에 관한 리스크 예방이 중요하다”며 “환각 문제는 믿을 만한 다량의 데이터 학습으로 신뢰할 수 있는 지식 베이스를 갖출 수 있도록 사람이 감독하거나 사후에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 10년 간 AI 누적 투자 규모가 약 7조3000억원 정도로 미국(328조원), 중국(128조원)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
이 교수는 “클라우드, OTT, SNS 등 IT 분야 플랫폼에서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추세에서 생성형 AI에서 국산 플랫폼이 경쟁력을 얻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디지털, IT 생태계에서 글로벌 기업의 하청기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규제혁신과 플랫폼 산업 진흥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래야 정부 지원과 함께 대기업, 중소기업 등 민간에서 AI 생태계 구축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