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신규사업을 가장한 불공정거래에 대한 집중조사를 진행하겠다고 18일 밝혔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테마 주식'에 대한 열기가 매우 높은 것을 악용해, 사업 추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유망 신사업에 진출할 것처럼 투자자를 기망하는 불공정거래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불공정거래 기업 대부분이 상장폐지 또는 매매거래정지되는 등 투자자들의 막대한 투자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주식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신규사업 가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검찰 고발·통보 5건, 패스트트랙을 통한 검찰 이첩 2건 조치완료했으며, 현재 13건을 집중 조사 중에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규사업 가장 불공정거래 기업은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는 새로운 분야의 사업도 불공정거래 소재로 사용했다. 기계 제조업을 영위하던 기업이 코로나 치료제 개발 사업을 추진하거나, 유통업을 영위하던 기업이 2차 전지를 개발할 것처럼 투자자를 기망하는 식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년~21년 중에는 코로나19 관련 사업(마스크, 치료제 등)이 주로 활용됐다.
이러한 불공정거래는 무자본 M&A세력의 경영권 인수와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조치완료 7건중 3건(42.9%)은 무자본 M&A세력의 경영권 인수 과정 및 인수 직후(6개월 내)에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생했다. 조사중인 13건중 7건(53.8%)의 경우에도 불공정거래 행위 직전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치완료 7건중 3건(42.9%)의 조사과정에서 횡령·배임 혐의가 확인되었으며 이중 1건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수백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허위의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한 후 계속 연기하거나, 사채 자금을 이용하여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것처럼 외관을 형성한 후 신규사업과 무관한 용도로 유용하기도 했다.
특히 신규사업과 관련된 전문가(연구원 등), 유명인사를 사외이사 등으로 영입해 투자자들로 하여금 신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임원으로 선임된 전문가는 이사회에 전혀 참석하지 않는 등 경영 참여가 사실상 전무하거나, 관련 연구 조직 등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사업과 연관된 국내외 사업체 또는 연구기관과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보도자료, 인터뷰 등을 통해 과장 홍보하는 경우도 파악됐다.
아울러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관련 사업체 또는 연구소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처럼 발표했으나, 해당 사업체나 연구기관은 이름만 신규사업과 관련이 있을 뿐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없는 페이퍼컴퍼니 수준에 불과한 사례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전 조사국의 역량을 집중해 규사업 가장 불공정거래 혐의를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조사하고, 시장의 신뢰를 훼손시키는 주가조작 세력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이어나나겠다”며 “사업 테마별로 중점 조사국을 지정하여 집중 조사하는 한편, 해외 금융당국 및 국내외 유관기관(식약처,관세청등)과의 협조 등을 통해 신규사업의 실체를 끝까지 추적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