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에 잔뜩 긴장한 은행권, 리스크관리 능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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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을 납부하며 채권단과의 협상 물꼬가 다시 트였다. 또한 태영건설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 이행 외에 추가 자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모습. 2024.1.8 superdoo82@yna.co.kr

은행권이 리스크 분석·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데 연초부터 매진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실 급증 가능성이 높아지며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손실흡수능력을 최대화 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위기상황분석 방법론·모델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하반기까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상향식 위기상황분석 실시기준'을 반영해 기존 신용리스크 분석업무를 고도·자동화 하는 것이 골자다.

KB국민은행은 이 밖에도 △자체 통합위기상황분석 방법론·모델 고도화 △유동성리스크 위기상황분석 방법론 고도화 △위기상황분석 방법론 검증 수행 및 방법론 정립도 실시한다. 위기상황분석 결과를 경영에 반영시킬 수 있는 활용도 제고 모델까지 갖출 방침이다. 사실상 전 분야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KB금융을 비롯한 이른바 5대 금융지주 회장은 연초 신년사 등을 통해 일제히 “리스크 선제 관리”를 강조했다.

때문에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이 같은 리스크 관리 경쟁력 키우기는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쌓아야 하는데다 스트레스완충자본 제도도 도입될 예정이라 리스크 관리애 대한 투자가 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도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우는데 뛰어들었다. 올해 시중은행 전환에 도전하는 DGB대구은행은 올 2월까지 위기상황분석시스템 구축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하반기 최고리스크책임자(CRO)를 새로 선임한 후 'EL(예상손실) 및 자산 건전성 관리' '운영리스크관리' 부문에서 관련 인력을 확충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대손충당금은 7조4527억원으로 연초에 비해 1조213억원 증가했다.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은행권 위기감이 그만큼 높다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금융권에서 디지털·인공지능(AI) 등 자동화 바람이 불며, 기존 방식으로는 자칫 인지하지 못한 부실도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에 맞는 리스크 관리 방안을 갖춰야할 필요가 높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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