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금융·경제 디지털 전환 대응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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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년 마지막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11월 3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 연 3.50%로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금융·경제 디지털 전환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일 신년사에서 “가속화하는 금융·경제 디지털 전환 대응을 한층 강화하고자 한다”면서 “올해 디지털화폐(CBDC) 도입방안 모색을 위해, 약 10만명 국민들이 실거래에 참여하는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스트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세계 중앙은행들이 참고할 수 있는 선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생산성을 높여나가는 노력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정보통신(IT) 부문 회복·상승 사이클이 통상 2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점에서, 수출 중심 경기 회복세가 이어져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각각 2.1%, 2.3%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IT 제조업을 제외하면 올해 성장률이 1.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올해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며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에 필요한 최적 정책조합을 찾아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원자재가격 불확실성과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등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물가안정을 이루어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를 목표수준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통화긴축 기조 지속기간과 최적 금리경로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또 긴축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금융불안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한다. 주요 선진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다.

유사 시 금융시스템 내 유동성 안전판 강화를 위해 한국은행 대출 적격담보 범위를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세부 시행 방안 등 관련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정부와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질서있는 정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이 총재는 이날 “그간 반기 단위로 이뤄진 경제전망 경로를 분기 단위로 세분화해 하반기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주체들이 중앙은행 전망 전제조건을 보다 잘 이해하면 정책 변화 방향을 체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재정 확대와 저금리에 기반한 부채 증대에 의존해 임기응변식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수요가 확대일로에 있으며 그간 가파르게 증가한 가계부채 규모는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이 우리 경제 체질 개선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 방식은 어떠해야 할지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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