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교수의 펀한 기술경영]〈395〉진리로의 긴 여정

비겟(beget). 사전은 '자식을 보다' 혹은 '아비가 되다'는 뜻이라 한다. 짐짓 이건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하다(be)'와 '얻다(get)'를 붙여놓은 듯 하다. 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이 단어는 '찾다', '얻다'는 의미의 다른 어원 비게타나(bigetana)에서 왔다. 언뜻 '얻다(get)'와 의미가 유사해 보이지만 비겟이 내포한 번식이란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거기다 일반적인 복합어가 가진 강세와 모음 소리 패턴과도 다르다.

어떻게 해야 진정한 혁신을 만들 수 있을까. 혁신이라 이름붙이기 떳떳한 그런 것 말이다. 이즈음 되면 우리 자신의 빈약함을 따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당장 자연이란 원천이 만든 찬연한 혁신물이 문 앞 한발자국만 내디뎌도 무한한 탓이다.

우리가 이제껏 혁신다운 혁신이라 말할 때 대개의 원천은 두 가지다. 첫째, 우리가 테크놀로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혼다의 경량 제트기의 날개 위 엔진 구조는 분명 획기적인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전까지 소형 항공기에서는 공기역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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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fused man stay at maze and lamp as solution

물론 다른 원천도 있다. 바로 가치란 걸 통로 삼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를 보자. 이건 필름이란 한 산업을 몰락시켰지만 지금 우리는 사진으로 불리는 것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원천을 창조해 내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단지 그 서막이었을 뿐이다.

그럼 이것밖에 없을까. 만일 우리의 능력만으로 해보자고 든다면 거의 벼랑 앞에 선 셈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능력 중에 관찰과 모방이란 걸 동원하면 달라진다.

단지 문 밖 한발자국만 내디디면 감흥을 줄 단서는 무한해 진다. 자연 진화의 기본 원리, 변이와 선택이 만드는 생명체는 우리를 압도한다. 그리고 실상 우리는 이 과정에 꽤나 익숙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방식을 모방하고 재현해 왔던 탓이다.

누군가는 모더나의 메신저 RNA 백신도 이런 모방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하룻밤 사이 성공처럼 보이지만 모더나는 이런 행운과는 거리가 멀다. 2010년 봄, 두 사람이 아이디어를 나누기 위해 만난다. 이들은 데릭 로시(Derrick Rossi)가 했던 mRNA를 이용하는 방법에 관해서였다. 실상 로시의 연구는 커털린 커리코(Katalin Kariko)와 드루 와이스먼(Drew Weissman)의 이전 연구에서 분화된 것이었다.

실상 그제까지 연구는 성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재프로그램하는 것이었지만 이들은 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은 아니었다. 대신에 그는 mRNA를 세포에서 뭔가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이 가능한지로 바뀌어 있었다. 세포를 치료제를 자가 생사하는 소형 공장으로 바꾸는 것 말이다.

두 명의 젊은 연구원을 고용된다. 물론 아무나는 아니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잭 쇼스택(Jack Szostak)의 연구실 출신이었다. 수많은 질문이 남겨진 상태였지만 엄청난 상업적 가치가 있는 질문이 분명해졌다. 2011년 이 연구는 모더나(Moderna)로 명명된다. 바로 조작된(modified)과 RNA의 합성어였다.

그 즈음 실험실 생쥐는 단백질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이건 그 가치 있다고 추측했던 질문의 과학적 타당성을 증명하는 첫 증거가 된다. 그리고 그 이후는 시간과 투자가 관건일 뿐이었다.

우리는 혁신을 지극히 잘 모른다. 우리 중 누군가는 선물처럼 받은 직관이라 불리는 것과도 다르다. 대신 인간은 이걸 바뀐 질문과 초점으로 만들어낸다. 아이작 뉴턴이 쓴 광학의 서문에는 자연 세계의 광대함과 지적 한계 하지만 탐구와 발견의 끝없는 가능성을 고백했다고 한다. 어느 기업의 첫 로고가 담았던 이 구절처럼 말이다. “뉴턴, 낯선 진리의 바다로 떠난 영원으로의 외로운 여행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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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건국대 교수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