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은 유기소금을 활용, 환기·공조설비에 적용 가능한 항바이러스 필터(오스팜 필터)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환기 및 공조설비 필터는 오염·유해물질을 포집해, 실내공간을 쾌적하고 건강하게 유지한다. 입자가 큰 오염물질을 포집하는 프리필터, 미세·초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을 포집하는 미디엄필터로 구성되는데, 미디엄필터 포집 성능이 99.75% 이상인 것을 헤파 필터라고 한다.
그런데 환경조건에 따라 유해물질이 포집 이후, 오히려 필터 표면에서 증식하고, 다시 실내로 유입될 우려가 있다. 자외선 살균을 적용하는 등 기능성 필터가 쓰이나, 기존 환기설비에 적용하려면 별도 변경 및 추가 설치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건설연 건축연구본부 연구팀(팀장 배상환)은 유해물질 증식 억제기능이 있는 유기소금을 고분자 합성수지 필터에 분자 크기로 분산 용해시켜 항바이러스·항균·항곰팡이 성능을 내는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고분자 합성수지 알갱이를 고열로 녹여, 고압 분사해 필터원단(섬유)을 제조하는 '멜트블로운' 과정에 유기소금을 첨가해 섬유·유기소금이 일체화된 필터를 제작했다.
개발 기술 장점은 필터 본연의 포집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필터 모든 표면에서 항바이러스 및 항곰팡이 성능을 균일하게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으러, 생산 비용 상승도 최소화했다. 기존 필터 생산 5% 수준만 추가됐다.
오스팜 필터는 초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을 99.9% 이상 포집한다. 항바이러스, 항균 및 항곰팡이 성능도 99.9%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 식약청의 '의약품등의 독성시험기준'에 따라 쥐 대상 유해성 및 피부 독성 실험을 완료했다. 교정시설, 공공시설 및 종합병원 등 7곳 대상 환기 및 공조설비 실증연구도 수행했다.
개발 기술은 유기소금 제조기업인 루미나노에 이전됐으며, 현재 환기설비 및 필터제조 전문기업 힘펠 등을 통해 환기설비용 필터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김병석 원장은 “오스팜 필터는 기존 필터를 간단하게 교체하는 것만으로 고농도 세균·바이러스·곰팡이로 오염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친환경성 및 경제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에 따라 건설연 주요사업 '감염병 확산방지와 신속대응이 가능한 모듈러 설비 및 검역시스템 개발' 과제로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